곁에 있는 소중한 배우자
#무지개다리 #배우자 #노년부부 #아름다움
동료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동료는 최근 웃음을 많이 잃고, 오후 5시 퇴근 시간이 되면, 병원에 누워계신 어머니를 뵈러 병원에 가봐야 한다며 일어나곤 했다. 주말 사이 돌아가셨다고 부고를 받고 황급히 장례식장을 찾았다. 동료가 나와 비슷한 또래이기 때문에 남의 일 같지 않은 나는, 국화꽃을 영정 사진 앞에 얹으며 괜시리 눈시울을 붉혔다. 종이 국그릇에 담긴 육개장을 앞에두고, 마주보고 앉은 동료에게 술 대신 물 한잔을 따른다. 동료는 홀로 남은 아버지가 걱정이라고 이야기를한다.
우리 동네엔 아이들 다니는 학원 빌딩에 노부부가 하시는 약국이 있다. 의례히 그렇듯이 약사님은 할머니시고, 할아버지는 시쳇말로 셧터맨이시다. 할아버지는 항상 할머니 곁을 살뜰히 지키시고, 할머니께서 약 짓는 일 외에는 모든 일을 다 거드신다. (아마 어깨 너머로 배우셔서 몰래 약도 다 지어드릴 수도 있다.) 약국일을 마치시면 두 분은 낮에 장을 봐두었던 대파며, 계란이며 양손에 들고 조심 조심 약국 바로 앞 횡단 보도를 건너 퇴근을 하신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단지 바로 건너 상가 지하에는 떡 집이 있다. 그 집에 전화를 걸어서 떡 값을 묻고는 답례품으로 30여개를 맞췄다. 별로 크지도 않은 동네에 떡집은 상가 건너 상가마다 자릴 잡고 있는데, 그 집이 마음에 들었던 것은 전화 받는 아주머니 사장님 목소리가 친절하지만 확실했기 (?) 때문이다. 떡 값을 치르러 퇴근 길에 들렀는데, 왠걸 아주머니가 아니고 할머님이셨다. 거의 일흔은 다 되 보이셨다. 내가 가니 떡이 어떻게 포장이 되어 나오는지 직접 시범을 보이시는데, 전화 너머 액티브했던 목소리 그대로 정말 열심히 설명해주신다. 할머님 옆에서 나란히 앉아 티비를 시청하던 할아버님은 시범 보이시는 할머니를 위해 '맞아', '얼쑤'등 박자를 넣으시며 거드시기 바쁘다.
남편은 친구가 355명 (뻥많이 보태서)이다. 형님 동생 누나 아는 선배님 돌아가면서 매일 만나면, 일 년 중 열흘이 남는다. 그 열흘은 나를 위해 그리고 우리집 딸들을 위해 헌신을 한다. (1년중 열흘을 최선을 다 한다는 건, 이럴테면 그가 집에 헌신하는 시간이 매우 적다는걸 과장되게 표현하고자 함이다 ㅋㅋㅋㅋ) 그리고 그는 말을 한다. "나만큼 최선을 다 하는 남편 있으면 나와보라고 그래!" 그는 틀린 말은 안한다. 나머지 열흘은 틀림 없이 최선을 다하니까. 그러면서 또 말하는건 "우리 같은 날 한시에 같이 손잡고 무지개 다리 같이 건너자."
하루종일 약국에서, 떡집에서 함께 하시는 할아버님들도 할머님들께 똑같은 이런 말씀을 하시는지 궁금하다. 그들은 삼백오십오일은 같이 지내실텐대, 오히려 할머님들이 "여보, 우리 한날 한시에 같이 무지개 다리 건너요!" 라고 말씀하시려나? 누구보다도 부담없이 항상 보는 사이, 배우자에게 항상 특별하고 귀하게 대해주기란 어렵다. 하지만, 항상 그 자리에 있어 소중함을 잘 모르기도 한다. 살아 있을 때도, 한 날 한 시 무지개 다리 건너는 그날까지도, 그 누구 한쪽이 남아서 너무 외롭고 쓸쓸해지지 않도록 노력하는게 중요한 것 같다. 서로 존중해주고, 배려해주며 그렇게 돕는 모습으로 아름답게 천국 삶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