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도비코의 시선, '접시'

by 루도비코 Ludovi Ko
SE-259E6D21-DFFC-4E5C-B7EA-BABA5A61E66A.jpg


오늘도 밥을 먹고 설거지를 합니다. 항상 해오던 설거지라 익숙합니다. 점점 익숙해지며 조심하지 않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접시가 깨질 때도 있습니다. 그런 접시들을 보면 항상 안타깝고 자책감이 듭니다. 내가 더 조심해서 깨뜨리지 않았다면 더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런 후회를 해도 깨진 접시는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한번 깨진 접시는 돌이킬 수 없습니다. 접착제로 붙여도 곧 떨어지거나 더 깨지기 마련입니다. 억지로 이어 붙여 사용하려 해도 잘되지 않습니다. 사람과의 관계도 비슷합니다. 서로 잘 지내다 보면 서로의 관계에 익숙해집니다. 서로의 감정에 조심하지 않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어떤 사건으로 인해 서로의 감정이 깨지게 됩니다. 미안한 감정으로 조각들을 붙이려 해도 잘되지 않습니다. 익숙함은 배려를 없애고, 없어진 배려는 사건을 낳습니다.

그리스에는 결혼식이나 축제에서 의도적으로 접시를 깨며 'Opa!'라고 외치는 전통이 있습니다. 이때 접시가 깨지는 것은 기쁨과 행운을 상징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에서 접시가 깨지는 일은 주로 나쁜 일입니다. 그럼에도 더 이상 깨질 만큼 슬픈 일도 없을 거라 생각하며 다음에 다가올 좋은 일을 기대해 봅니다. 조심하지 않았던 나를 돌아보고 더 나은 나로 바뀔 수 있습니다. 라고 새 접시를 사며 기도해 봅니다.

여러분은 접시처럼 깨질까 봐 조심하는 것이 있나요?

keyword
작가의 이전글루도비코의 시선, '그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