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대교 아래

루코's 단편소설

by 루도비코 Ludovi Ko


**이 이야기는 픽션입니다. 사진 속 장소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그는 매일 밤 한강에서 조깅을 했다. 일하며 받은 스트레스를 풀고 건강도 챙기기 위해 조깅을 했다. 오늘 밤에도 한강에 도착한 그는 조깅을 하기 전에 서울함 공원에 있는 군함을 바라보며 스트레칭을 했다. 스트레칭을 하는 동안 그의 앞으로 자전거를 타거나 조깅을 하는 사람들이 지나갔다. 최근에 갑자기 날씨가 추워졌지만 아직 한강에서 운동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는 스트레칭을 끝내고 달리기 시작했다. 달리면서 보니 날씨 때문에 한강에 오는 사람이 확실히 줄었다. 망원한강공원 경사 길을 보니 앉아 있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조깅이나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도 꽤 줄어서 사람을 피하며 달릴 필요가 없었다. 달리는 동안 찬 바람이 그를 스치며 지나갔지만 조깅하며 흘리는 땀을 막지 못했다. 그는 반환점을 찍고 돌아오고 있었다. 월드컵 대교 아래를 지나가는 동안 그는 갑자기 이상한 기분을 느꼈다. 그는 잠깐 멈추고 주위를 둘러봤다. 특별한 점은 없었다. 여느 때와 같은 한강의 모습이었다. 그는 거대한 다리와 월드컵 대교의 불빛을 잠시 바라봤다. 그러다 갑자기 분 찬 바람에 땀이 식었다. 그는 몸을 살짝 떨다 다시 뛰었다.


다음날 밤, 그는 조깅하러 한강에 나왔다. 오늘도 여전히 조깅하거나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가 월드컵 대교 아래를 지나갈 때였다. 어제 느꼈던 이상한 기분이 떠올라 월드컵 대교 아래를 둘러보며 천천히 뛰었다. 이상하거나 달라진 점은 없었다. 그는 뭔가 마음에 걸렸지만 계속 달렸다. 그리고 반환점을 돌아 다시 월드컵 대교 아래를 지나갔다. 그때 그는 무엇이 이상한지 깨달았다. 월드컵 대교 아래에 아무도 없었다. 평소에는 벤치에 앉아 있거나 운동시설을 사용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지금은 아무도 없었다. 생각해 보니 어제도 사람이 없었다. 그는 운동시설에 앉아 주변을 살폈다. 멀리서 조깅하거나 자전거를 타고 오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런데 그들은 이 주변에서 갑자기 뒤로 돌아 반대편으로 갔다. 심지어 자전거를 타고 달려오다가도 이 근처에서 멈추고 반대 방향으로 돌아갔다. 천천히 걷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 모두 무표정으로 자연스럽게 반대로 돌아갔다. 그는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멍하니 돌아가는 사람들을 지켜봤다. 그러다 갑자기 뒤에서 찬 바람이 불어 추위에 몸을 떨었다. 그는 다시 일어나 달렸다. 그저 우연이라 생각했다.


그다음 날 밤, 그는 오늘도 한강에 나왔다. 오늘은 날씨가 살짝 따뜻해서 그런지 한강에 사람들이 어제보다 조금 더 많았다. 그는 스트레칭을 하고 달리기 시작했다. 회사 일 관련으로 통화하며 뛰다 보니 월드컵 대교 아래를 아무 생각 없이 지나갔다. 그는 통화를 마치고 돌아오며 월드컵 대교 아래를 둘러봤다. 오늘도 사람이 없었다. 이 정도 날씨라면 이 주변에 사람들이 있어야 했다. 확실히 뭔가 달랐다.


그는 지나가다 월드컵 대교 옆에 있는 편의점 주변에 사는 길 고양이를 보았다. 그는 동물들도 이 주변에 오지 못하는지 궁금했다. 그는 고양이를 바라보며 쭈그려 앉았다. 고양이는 잠시 그를 보다 다가와서 다리에 몸을 비볐다. 고양이가 그를 따라왔다. 그는 일부러 월드컵 대교 아래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고양이는 그를 따라오다 갑자기 멈춰 섰다. 고양이는 그 자리에 앉아 가만히 그를 쳐다봤다. 그는 쭈그려 앉아 고양이를 불렀지만 고양이는 그를 바라보며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다 고양이가 갑자기 그의 뒤편을 바라봤다. 마치 그의 뒤에 뭔가가 여러 개 있는 것처럼 고개를 계속 움직이며 바라봤다. 그는 긴장하며 천천히 뒤를 돌아봤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날벌레조차 없었다. 안심한 그는 다시 고양이를 바라보고 오라며 손짓 했다. 고양이는 그를 무시하고 그의 뒤만 바라봤다. 그러다 고양이가 갑자기 일어나 하악질을 했다. 갑작스러운 고양이의 행동에 그는 깜짝 놀랐다. 갑자기 그의 뒤에서 찬 바람이 불었다. 그와 동시에 고양이가 무서워하듯 뒷걸음질을 치다 달아났다. 그는 무서움을 참고 뒤를 돌아봤다. 그의 뒤에 수많은 그림자들이 서있었다. 까만 연기가 사람 형태로 뭉친 것처럼 보였다. 그 형체들이 너무 많아 뒤편이 까맣게 보였다. 몇몇 형체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움직이면 찬 바람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불었다. 찬 바람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그들이 움직이면서 내뿜은 한기였다. 그는 쭈그려 앉은 자세에서 위를 바라보고 있었고 수많은 형체는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는 덜덜 떨며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까만 연기 형체라서 그들이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수많은 형체들이 모두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고 느꼈다. 그들의 구역에 살아있는 생물이 들어온 게 신기한 듯 바라보는 것 같았다. 시간이 꽤 지났다. 그가 주저앉아 멍하니 그 형체들을 바라보고 있자 그들은 그에게 관심을 잃었다. 그 형체들은 한강 쪽으로 움직였다. 그것들은 하나씩 한강 물속으로 사라졌다. 까만 안개가 서서히 한강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까만 형체들 모두가 한강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공포에 질린 그의 몸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 몇 분이 지나자 사람들이 월드컵 대교 아래를 지나다니기 시작했다. 자전거를 탄 사람도, 조깅하는 사람도, 걷는 사람 모두 예전처럼 월드컵 대교 아래를 지나갔다. 몇몇 사람들은 쭈그려 앉아있는 그를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봤다. 그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 일어났다. 바지가 축축했다. 너무 무서워 바지에 지린 것 같았다. 그는 가능한 한 빨리 뛰어서 집으로 갔다. 그는 집에 도착한 후 옷을 세탁기에 넣고 샤워를 했다. 자려고 누웠지만 검은 형체가 눈앞에 아른거렸다. 무서웠다. 그는 오랫동안 덜덜 떨며 잠을 설쳤다.


다음 날 밤 그는 조심스럽게 월드컵 대교 근처로 갔다. 월드컵 대교 아래에는 예전처럼 사람들이 있었다. 그는 월드컵 대교 아래를 지나가며 무서웠지만 주변에 사람이 많아 안심했다. 한강의 고양이도 어제 못들어오던 구역 안에서 다른 사람이 주는 간식을 먹으며 행복해 보였다.


시간이 흘러 겨울이 끝나고 봄이 다가오고 있었다. 조깅할 만큼 날씨가 풀려 그는 다시 한강으로 나왔다. 예전처럼 서울함 공원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달리기 시작했다. 월드컵 대교 아래에는 이 추위에도 몇몇 사람들이 있었다. 그는 반환점을 찍고 반대로 계속 달렸다. 월드컵 대교를 지나고 서울함 공원도 지나 양화대교로 뛰었다. 그는 양화대교 아래에 다다르자 갑자기 뒤로 돌았다. 마치 예전에 월드컵 대교 근처에서 갑자기 뒤로 돌아가던 사람들처럼 아무 생각 없이, 자연스럽게 돌았다. 그리고 그는 반대 방향으로 다시 뛰었다.


양화대교 아래에는 아무도 없었다. 양화대교 아래에 있는 운동시설은 다른 곳보다 좋아서 항상 사람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아무도 없었다. 양화대교 아래로 찬 바람이 휙 불었다. 까만 연기가 바람이 불었던 방향으로 스쳐 지나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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