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은 말보다 먼저 흐르기에.
조금은 아슬아슬하고 흥미진진한 꿈을 꿨다.
(TMI. 꿈에서 타로카드를 봤는데, 타로 리더가 기가 막히게 내 마음을 다 관통했다.
엉겁결에 내 속마음이 다 드러났고, 하필 그 결과를 내가 마음에 둔 사람이 곁에서 듣고 있었다. 따흑..)
잠에서 깨고 난 후에도 잔상이 맴돌았다.
뭔가 진짜 들킨 것 같기도,
아니면 차라리 이렇게라도 전해진 것 같기도.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묘한 감정이었다.
그리고 조금 뒤,
누군가가 메시지를 보내왔다.
“겨울이니 따뜻한 커피 드세요ㅜ”
“디카페인이지만, 추울 때 저는 따뜻한 커피를 마셔요. 그 향을 포기 못하겠어요”
개인적으로, 나는 커피를 어떤 상징으로 여기고 있다.
그걸 알 리 없는 그가 하필 그렇게 말한 것이다.
왜인지, 그 문장에 담긴 그의 감정이 나에겐 다 느껴졌다.
가슴 한켠이 아리면서도 따뜻해졌다.
커피.
심장을 두근거리게 해
밤잠을 설치게 하기도 하고,
오히려 피곤한 어느 날엔
일부러 그 혼란을 찾아 마시게 되는 것.
카페인의 특유의 중독성과 각성이 두려울 땐
'디카페인'을 선택한다.
그럴 바엔 다른 음료를 마셔도 되지 않느냐 하지만
그럼에도 커피를 선택하는건
커피만의 맛과 향이라는 감각을 지워낼 수 없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겐 고작 ‘카페인 음료’라는 각성제일지 몰라도
어떤 이에겐 나의 감각을 자극하는 마음의 기호식품.
그는 어쩌면,
디카페인으로 감정을 자제하려고 애를 쓰지만
진심이라서 못 버리겠다고
작은 눈물 방울 ㅜ 하나에 애써 눌러 담는 것인지도 모르고
추운 겨울이니 따뜻한 커피를 마시라는 걱정 어린 제안에
말로 꺼내진 못해도 진심을 전하고 싶다는 조심스러운 수줍음을
은근한 잔향처럼 섞어 보냈던건 아닐까.
그렇게 툭- 던지고 간 문장에 이미 짙은 사랑이 흐른다.
그걸 나는 절대 모를 수가 없다.
어쩌면 감정이란
이렇게 향기처럼 고요히 맴도는 것이다.
말하지 않아서 감정이 없는 게 아니라
말로 꺼내지 않아도
흔적 속에 고요하게 베어나는 것.
그래서 나는
작은 멈칫함과 조용한 눈물 자국 하나에도
그 마음을 읽는다.
우연 같지만,
닿을 수밖에 없는 타이밍이기에 더욱.
그리고 깨닫는다.
메시지의 커피라는 단어로 내가 읽은건
어쩌면 그의 감정이 아니라,
오전 내내 내가 머금고 있던 꿈의 잔상,
그를 이토록이나 깊이 사랑하는
나의 마음이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