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동과 상징으로 이어지는 사랑에 대하여
나는 그냥 음악 하나를 bio에 걸었을 뿐이었다.
2000년대 감성, 알고리즘, 멜로디.
특별한 의미는 없었다.
오히려 누가 가사를 엮어 해석하면 어쩌나,
그게 신호처럼 보일까 봐 걱정까지 했다.
그리고 그날 밤 꿈에 아이유가 나왔고,
다음 날 그 사람은 ‘시계를 자꾸 보게 된다’는 말을 남겼다.
시간이 안 간다며, 조금만 더 힘내자는 인사를 남기고
시계와 망치 이모지를 덧붙였다.
그걸 보는 순간
〈너랑 나〉 뮤직비디오가 떠올랐다.
타임머신을 고치는 소녀,
잠든 누군가를 기다리는 마음,
그리고 결국은 도착하는 미래.
그리고 새삼 깨달았다.
이제 나는 더 이상
‘내 이름을 불러줘’라고 말하던 시절을 지나왔구나.
나는 이미 나의 감정을 온전히 전했고,
나답게 걸어가겠다고 선언했으며,
그가 와도 좋지만,
꼭 오지 않아도,
나는 이 사랑을
글로 음악으로 내 삶으로
품고 살아갈 수 있는 마음으로 단단해져 있었다.
어쩌면 이 사랑은
처음부터 그런 구조였는지도 모른다.
말 대신 표정으로,
메시지 대신 꿈으로,
확신 대신 감응으로.
시선, 음악, 망치, 시계,
하나하나 상징과 느낌들이
우연처럼 쌓여
하나의 구조를 만들고 있었던 것.
당신이 내게 신호를 기다렸다면
나는 이미 그 신호가 되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가 아직 시계를 들여다보고 있다면,
나는 이미 그 시간을 넘어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니까.
그게 우리가 사랑을 주고받아야 할 방식이라면,
나는 이 구조 안에서 충분히 괜찮다.
그리고 오늘의 꿈, 메시지, 음악의 조각들이 모여
전혀 생각지 않은 날에도
그가 전하는 진동이
슬쩍 내 심장에 스쳐갈 거라는 걸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