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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이제 Jul 23. 2022

0723 꿈

1.
꿈에 일본 여행에 갔다. 언덕길에 예쁜 가게들이 많았는데, 나는 모퉁이에 있는 모자가게에 들어가서 개수대에서 알록달록한 비누로 손만 씻고 나왔다. 나오는데 회사 동기 한 명이 어설픈 일본어로 '보우시(모자)'라고 물어보며 가게로 들어가고 있길래 도와주었다.

2.
어릴 적 부모님이 경영하셨던 레코드 가게에 갔다. 그 자리엔 이제 아주 조명이 밝은, 업종을 알 수가 없는 가게가 있었다. 나는 뭔가 할 일을 분주하게 다 마치고 더 할 게 없는 상태가 되고 나서야 그곳에 갔다. 그런데 어쩐지 가게 안에는 턱시도를 입은 아빠가 카운터에 서 있었다. 아빠는 뭔가 정리하며 혼잣말을 하고 있었는데 이상한 건 그 내용이 가게 바깥까지 들리는 거였다.


"이 녀석은 소식도 없어." 마침 그때 내가 문을 열고 들어갔다. 분가 후 연락을 많이 못 했는데 그게 미안해져서 나는 눈에 눈물이 막 맺혔다. 눈물을 참아보려는 그 순간 아빠는 냉장고 쇼케이스에서 와인병을 꺼냈다. 와인병 바닥에는 네모난 치즈가 있었다. "아빠, 이게 뭐야?" 물으니 "어, 먹던 거야."라고 대답했다. 그 순간 잠에서 깼고 오후 12시 10분이었다. 오랜만에 늦잠을 잔 토요일이었다.


깨자마자 아빠에게 전화를 걸어 꿈 얘기를 해줬다. "아빠가 보고 싶었나 보구나?" 울컥하는 걸 들키지 않으려 애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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