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길:제주와 서울] 떠남과 돌아옴(2)

정처 없이 그냥 나선 길

by 루잰

제주도의 강풍이 연일 뉴스에 나왔다. 밤새 바람소리와 파도소리가 자장가처럼 들렸다. 이렇게 가까이서 이 정도 데시벨의 파도소리를 들을 수 있다니...


아침 7시부터 눈이 떠졌는데 누워서 뒹굴뒹굴하다가 10시 30분에 제주도 동생과 아이들과 브런치를 먹으려고 호텔을 나서는데 바람이... 바람이 장난 아니다. 내 몸을 떠밀기도 하다가 막아서기 하다가 자유자재로 내키는 대로 불어 닥친다. 겨우 겨우 차에 타고 목관아지 근처의 별표 많은 브런치 카페(#섬노트)를 찾았다. 해장국도 좋았지만 아이들과 브런치도 같이 먹고 싶어서... 그런데 평가 그대로 양도 푸짐하고 맛도 있고 또 깔끔해서 마음에 쏙 들었다. 초등학생 남아 두 명과 나 그리고 동생이 먹었는데도 배가 불러서 든든.

KakaoTalk_20260112_200801314_08.jpg

아보카도샌드위치 ㅣ 스튜파스타(빵 리필해 주심) ㅣ 두부샐러드

KakaoTalk_20260112_200801314_10.jpg
KakaoTalk_20260112_200801314_09.jpg
KakaoTalk_20260112_200801314_11.jpg

식사 후 여유로운 마음으로 2026년을 계획하려고 챙겨 왔던 랩탑과 아이패드를 가지고 스타벅스 제주용담 DT 점으로 이동했다. 바로 바닷가 앞 스타벅스답게 창가 쪽 자리는 경쟁이 매우 치열했다. 창가 바로 다음 자리를 운 좋게 잡아서 인터넷 삼매경에도 빠졌다가 자료도 읽었다가... 원 없이 편안한 시간을 보냈다. (중간에 동생네는 먼저 가고) '이런 느낌을 위해서 떠나는구나'라고 기억이 되살아났다.


감사하게도 참으로 좋은 시간을 보내고 도보 5분 거리인 숙소로 돌아와서 잠시 자다가 일몰 시간(17:44)에 맞춰서 바닷가로 다시 나갔다. 일몰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노을이 보이지 않고 그냥 캄캄해져 버렸다. 추워서 덜덜 떨면서도 기다렸는데 허무하기 그지없지만 마음을 달래고 그 옆 편의점에 들러 캔맥주와 간단한 요기거리와 주전부리 등을 사서 숙소에서 TV 보면서 혼자 웃다가 심각하다가 원맨쇼도 해 보았다. 그렇게 정말 아무 데도 가지 않고 식사만 하고 스타벅스에서 커피 마시고 숙소에서 TV 보면서 놀다가 잤다.

엄청난 바람과 파도소리가 역시나 함께 했던 밤이다.

KakaoTalk_20260112_200801314_15.jpg
KakaoTalk_20260112_200801314_20.jpg
KakaoTalk_20260112_200801314_19.jpg
KakaoTalk_20260112_200801314_21.jpg
KakaoTalk_20260112_200802879_01.jpg
KakaoTalk_20260112_200801314_26.jpg
KakaoTalk_20260112_200801314_25.jpg
KakaoTalk_20260112_200801314_24.jpg
KakaoTalk_20260112_200801314_29.jpg

그렇게 삼일째이자 마지막 날이 되었다.

이 날은 카쉐어링 서비스를 이용해서 11:00에 스타벅스로 불러 놓은 쏘카를 타고 무작정 해안도로를 드라이브하기로 했다. 예전에 제주도 해안도로(제주항~제주항)를 자전거로 달리며 제주도 일주하는 프로그램을 10년 이상 진행했었는데 그 추억을 되새기며 이호 태우 해변으로 방향을 잡고 차창 밖의 풍경과 바람을 즐기며 한참 가는데 애월에 들어서니 드디어 제주의 눈을 영접할 수 있었다. 제주의 눈은 내리는 것이 아니라 옆으로 날아다닌다던데 어찌 그리 적절한 표현이었는지.

KakaoTalk_20260112_200802879_03.jpg
KakaoTalk_20260112_200802879_12.jpg
KakaoTalk_20260112_200802879_16.jpg

눈보라를 신기해하면서 계속 가다 보니 출출해서 눈에 보이는 곳으로 들어갔다. 마침 스시와 우동을 파는 곳이라니 몸도 녹일 수 있고 좋겠다 했는데 여기도 나름 평점이 좋은 곳이었다. #이수사

KakaoTalk_20260112_200802879_19.jpg
KakaoTalk_20260112_200802879_20.jpg

단출하지만 따뜻하게 점심까지 잘 챙겨 먹고 이제는 슬슬 목적지를 정해야겠다 싶어서 비자림로에 가기로 했다. 몇 년 전 비자림로의 나무를 베어 낸다는 말을 듣고 분개했었는데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눈 내린 비자림도 구경하고 싶었다. 희한하게 비자림까지 가는 길은 애월을 지나니 화창했는데 비자림로 주차장에 차를 세우니 그때부터 눈보라가 불어 닥치기 시작했다.


아.. 이것이 제주의 눈이구나. 제주를 그렇게 자주 갔었는데 이렇게 휘몰아 치는 제주의 눈을 보는 것이 처음이 아닌가 싶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