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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잰 May 28. 2023

[맨발 걷기·등산] 예봉산

2023. 5. 21. (일)

ㅁ 교     통: 9호선 가양역 - 9호선 노량진역 - 1호선 용산역 - 경의중앙선 팔당역 - 1번 출구로 진출

ㅁ 이동시간: 약 1시간 30분

ㅁ 등산시간: 2시간50분(해발 683M)


  모처럼 지인과 예봉산으로 향했다. 예봉산은 약 1년 만에 오는 듯하다. 전날 큰 행사를 마치고 뒤풀이가 있었던 터라 숙취로 많이...정말 많이 힘들었지만 나를 믿고 따라오는 지인의 기대를 저버릴 수가 없어 1시간 30여분의 기름냄새를 꾹 참고 말없이 예봉산으로 향했다. 속은 안 좋은데 배는 고프고 목도 마른 삼중고를 해결하기 위해 예봉산 등산 진입로에 있는 슈퍼에서 김밥을 1줄 사서 반을 먹고 물을 좀 마시니 조금은 살만해졌다.(간사한 뱃속...)


  조금 더 걸어서 예봉산 등산시작점에 도착했다.

  

  여기서부터 나는 바로 신발을 벗어 두 손에 들었다. (없는 정신에 배낭도 안 메고 힙쌕 하나만 차고 간 나의 불성실함을 반성) 이 날의 예봉산의 땅은 약간 건조하고 메마른 느낌이 강했다. 그리고 부서진 듯한 크고 작은 자갈들이 많았고 잔가지와 솔방울들이 엄청 많이 떨어져 있어서 정신집중하느라 저절로 술이 다 깰 지경이었던 것 같다. 발바닥의 지압효과는 확실했다. 2~3개의 계단을 지날 때까지는 어제 만난 酒님을 다시 만날 것 같았지만 다행히 반을 넘어서고 나니 다시 체력이 올라오고 호흡도 편안해졌다. 역시 숙취해소에는 맨발등산만 한 것이 없다. 처음의 괴로움만 넘기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내면의 평화가 찾아온다.


  적당한 바람과 적당한 햇살, 적당한 인파에 여유롭게 맨발등산을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런데 관리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군데군데 파손된 계단과 경사로의 밧줄을 지탱하는 기둥도 다 뽑혀 있어서인지 휑한 느낌.. 계단을 만들 거면 유지보수 관리를 잘하던가 아님 차라리 자연의 모습 그대로를 복원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독 이번에는 예봉산이 좀 힘들어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안타까운 모습을 계속 눈에 담으면서 올라갔다.


  예봉산 정상에 올라가서는 감로주에  멸치와 마늘쫑은 먹어 줘야지. 역시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정상에서 지인과 모처럼 두런두런 좋은 얘기들을 많이 나누고 하산했다. 지인은 예봉산이 처음이라 조금 힘들었지만 그래도 뿌듯하다고 한다. 다음에는 예봉산의 다양한 산길을 함께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 날도 나의 발바닥은 행복했다. 집에 와서 샤워하고 하니 적당히 자극이 남아 있는 발바닥의 느낌에 잠이 솔솔 온다. 역시 맨발등산은 최고다.!

예봉산 감로주
예봉산 해발 683M
환경부 강우 관측소 데크 (기대지 않았습니다. 기댄 척만 했습니다.)
멀리 내려다보이는 하남


 

예봉산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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