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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잰 May 29. 2023

[맨발 걷기·등산] 전주 모악산

2010. 3. 1.

ㅁ 교     통: 대절버스

ㅁ 이동시간: 서울 강서구 기점 약 4시간

ㅁ 등산시간: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3시간 내외로 기억 (해발 795M)

ㅁ 커버사진: 불교신문http://www.ibulgyo.com/news/articleView.html?idxno=204571


  예전의 기록들이 거의 없어지고 몇 안 남은 사진과 기록 중에 전주 모악산이 있었다.

13년전 2010년 3월 1일 삼일절을 맞아 맨발산악회원들과 다녀온 곳이었는데 유난히 기억에 남았던 곳이다.

  산 이름이 큰 산이라는 뜻의 엄뫼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해발고도에 비해 산이 크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산의 기운이 굉장히 장엄했었다. 가벼운 산은 아니었었다.


  두 번째 기억에 남은 것은 모악산의 바닥이다. 맨발로 걷다 보니 바닥의 느낌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데 모악산의 바닥, 특히 초입은 '중소 사이즈의 자갈돌들이 모두 바짝 서있었다.' 그즈음의 모악산에 비가 와서인지 아니면 모악산이 화가? 나서 입산하는 사람들에게 신경질을 냈던 것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내 머리카락도 삐쭉삐쭉 솟는 듯한 그 느낌.. 정말 짜릿인지 찌릿인지는 명확히 구분할 수 없었지만 계속해서 날숨을 쉬어야 할 만큼 내 몸을 긴장시켰던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모악산 하면 바짝 날이 선 자갈길이 제일 먼저 생각난다.

   그래도 늘 그렇듯이 그 고비를 넘어서면 호흡도 편안해지고 몸도 이완이 되면서 탄력을 받기 시작한다. 모악산의 길은 자갈길을 지나 흙길도 나오기 때문에 초심자들도 흙길에서는 얼마든지 맨발걷기를 체험할 수 있었다. 안전하게 등산하고 하산해서는 '전주 모주' 한 사발과 맛있는 음식들이 함께 했던  즐거웠던 날이었다.


  지금은 모악산에 데크길, 자락길, 둘레길 이런 코스들이 만들어져 있는지는 모르겠다. 등산의 대중화와 생활화를 위해 전국의 많은 산에 데크를 설치하고 자락길, 둘레길 등을 만든다. 하지만 그것이 다 옳은지는 모르겠다. 부디 산의 고유한 정기와 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최소한의 범위에서 시행되기를 바랄 뿐이다. 일주일 전쯤 다녀온 예봉산을 보니 더욱더 안타깝다. 개발자와 환경론자들은 늘 평행선을 걷지만 이런 부분에서는 꼭 '협치'를 했으면 좋겠다. 협치 할 때는 산의 지맥과 기운을 읽을 줄 아는 풍수지리학자들도 꼭 함께 하길 바란다. ^^


            "산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들을 모두 함께 묵묵히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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