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항상 불안해

by 루카
요즘 아이가 횡단보도를 건너는 연습을 시키느라 길 건너에서 지켜보는 중이다.

신호등이 있고 크게 별 일이야 없겠지만 그 시간마저도 나에게는 불안이 엄습한다. 그 짧은 시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과 아이가 과연 무사히 건너까지 도착할까 하는 우려들이 뭉쳐 있다. 벌써 8살인 아이를 두고 이런 걱정을 한다면 누군가는 과보호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불안한 건 어쩔 수 없다. 워낙 차사고가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그렇다.

“엄마는 내가 아직도 5살인 줄 알아?”

오늘 아침에 유치원 버스를 태워 보내면서 들은 이야기였다.

“너 횡단보도 혼자 건널 수 있어?”

라고 내가 먼저 묻기는 했다. 그래서 돌아온 대답이었다.

그래, 네가 8살인 건 알겠지만 그래도 엄마는 안심이 안 되는 걸 어떡하니.

여전히 길을 같이 건너고 갈 곳이 있으면 같이 가야 하고 집에 혼자 두는 것도 무서운데 어떡하겠니.

아이를 독립시키지 못하는 건 아이가 아니라 엄마임이 분명하다.

계속해서 아이인 거 같고, 아직은 어리고, 내가 해줘야 할 것 같은 마음이 아이를 더 망친다는 걸 알기에 내려놓으려고 하지만 잘 안 된다. 아이더러 스스로 하는 법을 가르치고는 있다. 하지만 그래도 불안하다.

엄마는 항상 불안에 휘둘려 사는 것 같다. 아이가 아무리 잘하고 있어도 걱정이고 못하고 있어도 걱정이다. 어떨 때는 핸드폰만 보고 있는 게 걱정이고 어느 때는 혼자 놀지도 못하는 것이 걱정이다. 그냥 뭘 해도 걱정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내가 좀 심하다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엄마가 되기 전에는 나도 내가 이럴 줄 몰랐다.

엄마라는 존재가 시작부터 끝까지 걱정하는 사람인 줄 알았다면 안 하겠다고 할 걸.

차라리 내 안전을 걱정하는 편이 덜 걱정된다. 아이는 내 배 안에 생기면서부터 아마도 내가 죽을 때까지 걱정일 것이다. 그러지 않아도 된다는 걸 알면서도 마음이 안 놓인다.

부모라면 다들 공감할 거라고 생각한다. 뭐 하나를 해도 다치지 않을까 걱정하고 되도록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마음. 다치면서 크는 거라고 하지만 안 다치고 크면 더 좋겠다는 욕심이 있다.

그런 엄마의 욕심과 관계없이 아이는 다치고 자라고 독립한다.

그 사실을 요즘 서서히 깨닫고 있다. 이제는 품에 안고 키우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세상으로 내보내야 하는 시기임을 알아서 조금 서운하기도 하다. 아이가 혼자 자지 않아서 싫을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같이 자는 시간이 좋다. 곧 자기 방에서 혼자 자겠다고 하면 아이보다는 내가 서운할 것 같다. 그렇게 혼자 자기 시작하고 엄마보다 친구가 좋기 시작하고 점점 엄마의 손과 품을 떠날 것을 안다.

그래서 지금을 감사하기로 했다. 지금 아이가 나를 필요로 할 때 더 많이 안아주고 사랑해주고 싶다. 내 사랑 안에서 자라다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이 되었을 때 사랑을 받기도 주기도 잘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어쨌든 횡단보도 일화는 이렇게 아이에게 구박을 당하면서 끝나고 말았다.

“학원도 혼자 갈 거야.”라고 말하는데 말리고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위험해서 엄마가 데려다줘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 하지만 혼자 갈 수 있는 나이기 때문에 꾹 참고 알았다고 한다.

“엄마한테 말 안 하고 전화번호 알려줘도 돼?”

하고 묻는다. 누구 알려줬는데? 왜? 그 사람은 누군데? 잔뜩 묻고 싶지만 참는다.

“되는데 이상한 사람은 아닌지 잘 보고 알려줘야 해.”

그렇게 에둘러 말해보면서 슬쩍,

“그래서 누구 알려줬어?”

하고 물었더니 학원 언니랑 서로 전화번호를 교환했다면서 다행이라고 하는 딸을 보고 나 역시도 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아마도 이런 일들이 앞으로 계속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때마다 그 상황에 맞는 반응을 하려고 노력하겠지만 한편에 있는 불안은 아마 영원히 지우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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