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리다."
저녁 8시쯤부터 내가 제일 자주 하는 말이다. 그러다가 9시나 10시에 잠이 들어서 6시에 일어난다. 하루에 8~9시간은 잠으로 보낸다. 요즘 세상에 어떻게 그렇게 사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심지어 3~4시간 자고 사는 사람도 봤다. 어느 것이 옳다고는 할 수 없다.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니까. 건강에 대해서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건 나는 3~4시간 자면 병이 나는 사람이라는 점이다.
나더러 바른생활을 한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늙은 사람이라고 나와 나이 든 어른을 모두 비하하는 단어를 선택하는 사람도 있다. 나이와 상관없이 그냥 체질이 바뀌어서 점점 새벽잠이 없는 인생으로 옮겨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생활하는 것에 익숙해지다 보니 아침에 일을 하는 것이 개운하고 좋다. 저녁 늦게까지 일하던 때가 있었는데도 말이다.
밤과 새벽의 경계 시간을 좋아했다. 그 감각은 아직도 있다. 그 시간의 고즈넉함과 무게 그리고 감성. 나는 그 시간에 많은 글을 쓰곤 했다. 물론 공부도 그 시간에 제일 많이 했다. 집중이 잘 되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감성을 느낄 수 없다. 11시 이전에 자는 것이 삶의 목표가 되어있기 때문이다. 대신에 6시에 일어나 삶의 반짝임을 느낀다. 혼자만 일어나는 6시, 나는 조용히 노트북 앞에 앉아서 글을 쓴다. 아무도 일어나지 않은 적막한 시간을 나의 타자기 소리로 채운다. 그것이 즐거운 일이 되었다.
혹여 딸이 조금 일찍 일어나서 그 시간을 방해받으면 아쉽기까지한 시간.
근데 아침에도 하는 말은 같다. "졸리다."
나는 아침저녁으로 졸린 사람인 모양이다. 정신이 돌아오려면 카페인이 들어가야 한다. 이것은 일종의 의식이자 습관이다.
오늘도 아침에 일어나서 노트북 앞에 앉아서 전에 쓴 글을 조용히 읽고 올렸다. 그리고 커피를 찾았는데 커피가 똑 떨어졌다. 그래서 매우 피곤한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눈이 뻑뻑하다. 아무래도 안 되겠어서 나가서 커피를 사왔다.
사람이 많아서 좀 기다려야 했다. 아침부터 나 말고도 커피를 찾는 사람이 많았다. 한국은 이제 커피가 없으면 안 되는 나라가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 그리고 내 번호를 부르는 직원의 안내에 나는 커피를 받아서 나왔다. 한 모금 마시고 나니 피곤이 좀 가시고 정신이 또렷해진다. 한 잔의 커피가 행하는 일이 많기도 하다.
나는 커피를 마시며 보내는, 글을 쓰며 보내는 혼자의 아침을 사랑한다. 이 시간이 없었다면 삶이 생각보다 더 단조로웠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