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께 좋은 소식

by 루카

내일은 2주 만에 병원에 간다. 다행인 점은 내일은 의사 선생님께 좋아진 경과를 말할 수 있어서이다. 가끔은 선생님한테 내 상태를 말하는 것임에도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무기력하고 잠을 잘 못 자요."


이런 이야기를 했을 때 선생님의 고민스러운 표정을 보는 것이 싫다. 그렇다고 증상을 말하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


"이번 주는 편안하게 생활했어요. 잠만 조금 더 잘 자면 좋을 거 같아요."


내일은 이 정도의 말은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2주에 한 번 가도 될 거라고 생각 중이다. 나에게 마의 6월이 다가오고 있음에도 이 정도의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는 중이다. 병원은 역시 치유하는 곳이 맞았다.


내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내가 스스로 노력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병원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부분도 있다는 것.


아픈 사람은 병원에 가야지 의지로 낫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강조하고 싶다. 만약에 심각하게 정신적인, 뇌의 질환으로 힘든 사람이 있다면 제발 참지 말고 병원에 가기를 권한다. 괜히 감기로 끝날 걸 폐렴으로 만들지 않기를.


항상 이런 말들을 강조하고 주변에 한다고 해도 말을 안 듣는 사람은 결국 안 듣는다. 뭐, 결국 결정은 본인의 몫이니 나도 어쩔 도리가 없다. 쉬운 길이 있으면 쉬운 길로 가는 게 좋지 않나.


정신과에 가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긴 하다. 나도 매주 혹은 2~3주에 한 번 병원에 가는 일이 쉽지는 않으니 말이다. 물론 나의 쉽지 않음은 귀찮아서일 때가 많지만 병원 자체에 두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혼자 견디는 시간보다는 병원 의사에게라도 토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혼자 떠안기에 그 괴로움은 정말 견디기 힘들다는 것을 너무 잘 아니까. 나도 오랜 시간을 혼자 견뎌보고 하는 말이니 유념해주길 바랄 뿐이다.


정신과와 상담소는 다르다. 상담소에서는 약을 주지는 않지만 여러 가지 치료 기법을 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해결이 쉽지 않을 때 병원으로, 개인 병원에서 되지 않으면 대학 병원으로 가는 루트를 밟는 정도라고 알고 있다.


치료를 하고 있는 중이지만 아직도 나는 유리 멘탈이다. 그래도 어떤가 '살아가고 있으면 된 거지.'라고 허세를 부려본다. 사실 그렇게 말하고도 스스로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난다. 누가 툭 치면 쓰러지는 주제에 살아서 다행이라고 말하는 나 자신이 좀 우습다.


그래도 살아서 다행이다. 내가 죽을 것 같던, 나를 살해할 것 같은 그 악몽 같은 시간 속에서 빠져나와 이제는 살고 있어서 다행이다.


여기까지 오는 데에 정말 많은 시간이 걸렸다. 같이 걸어주신 의사 선생님께도 많이 감사하다.


내가 이런 경험을 하고 있기 때문에 주변에 더욱 적극적으로 병원을 권하는지도 모른다. 만약에 내가 나아지지 않았다면 나도 '병원 가도 소용없다'는 말을 하고 있겠지만 어쨌든 지금은 아니다. 그렇다고 병원을 찬양할 생각은 없다. 그냥 아프면 병원에 가라는 말,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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