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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주 박사 Mar 21. 2019

단편소설 『일의 기쁨과 슬픔』의 센세이션을 보면서...

한국인 정서와 특질에.맞는 조직문화에 대해



실리콘밸리 식의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식을 한국 최고의 첨단 밸리(판교)에 있는 기업들에 이식한 결과로 나타난 실상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소설이 폭넓게 공감을 얻고 있다고 한다.

조직문화의 무리한 모방으로 인한 역효과는 역지사지하여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잘 나간다고 해서 삼성전자 또는 한국 기업 고유의 조직문화를 미국의 기업들이 이식한다면 삼성이나 한국의 우량기업 처럼 일할 수 있을지...

후발개도국들이 선진 개도국인 한국식 기업/조직 문화를 접목하겠으니, 한국 기업에서 주로 일한 당신에게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질문을 한다면 어떻게 답해 주는 것이 좋을 지 생각해 보았다.

만일 내게 이런 질문을 한다면 그동안의 나름의 이론 공부와 경험적 증거, 타산지석의 교훈에 바탕하여 이렇게 답(결론적 코멘트)을 해 주고 싶다. 물론 정답은 아니지만 제대로 접목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말이다.

1)  배우려는 기업/조직 문화의 전반 실상을 파악해야 한다. 일부 독특한 양상을 확대해석, 남용, 오용치 않도록 말이다. 그런 후 일하는 방식 중에서 우리에게 당장 맞는 것과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 매우 맞지 않는 것 등으로 나누어 우선순위를 매겨 접목해 볼 것을 권하고 싶다. 예)  성과지표 --> 업무 절차 --> 문서 작성 정도/방식 --> 고객응대 방식 --> 회의 문화 --> 내부 인간관계... (뒤로 갈수록 모방하기 어려울 듯한데 반대로 한다면?)

2)  특정 기업, 조직의 문화는 그 국가(사회)의 공통된 문화를 넘어서기가 매우 어려우므로(거의 불가하므로) 문화풍토(호칭, 어법, 말습관, 기본 예의 등)은 일단 자기 나라의 것을 존중하고 들어 가자. 예) 이름 부르기, ~님 붙이기, 경어 체계, 나이 개념 등

3) 정량적 또는 측정이 명확하여 모방하기 쉽고 변화 여부를 점검하기 쉬운 것부터 배우자. 예) 일과 중 회의 시간이 차지하는 평균적인 시간(비중) 등

4) 조직문화 자체보다는 기술과 실력, 영업력과 같은 실질적 경영성과에 직결된 사항에 관련된 것부터 배우라. 한편으로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는 사항은 한 두가지라도 제대로 실천하자. 정성적인 사항이 얼핏 쉬워 보여서 일거에 따라하려고 하면 더욱 큰 시간/비용을 허비할 수 있다.

5) 사람이 바뀌어야 문화가 바뀐다. 예를 들어, 창업세대가 만든 문화를 바꾸고 싶다면 세대교체를, 공채 위주 순혈주의가 만든 문화를 바꾸고 싶다면 경력  출신 간부 채용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히딩크가 가장 먼저 바꾼 것은 새로운 팀의 경쟁력에 부합하는 선수를 공정하게 선발하기였다. 예) 신사업팀, 혁신팀을 기존 고참 멤버 9명에 외부출신 1명으로 짜면 새로운 시도인가?

6) 다른 업종(관련~비관련) 다각화하려면, 그 업종 출신 핵심 경영진이나 간부부터 확보하라. 예를 들어, 전통 제조업으로 돈 번 고위층이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 계열사로 한 직급 올린 고위층으로 가서 배워가면서 일한다면 그런 회사에는 투자하지 않는 편이 나을 것이다.

7) 어떤 경우에도 조직/기업은 혼자 일하는 곳도 친교집단도 아니다. 질서와 규율 속에서 자유와 창의를 발현하는 곳이 조직이다. 이는 개개인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선 준법이 필요한 원리다. 간드러지고 팬시한 것만 따라하면 효과가 없는 이유다. 강한 뼈대나 탄탄한 근육 없이 부드러운 부위만으로 마라톤을 뛸 수 있는가? 경영은 전신운동이다.

오늘은 여기까지... 나머지는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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