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모든 증상의 시작인 발열을 잡아주는 소화기이다.

이너뷰티 #1. 물 마시기

by 미니크

코로나가 창궐했던 지난 4월, 코로나 바이러스 침투를 막으려면 기관지가 촉촉해야 한다는 카톡 찌라시를 본 적이 있다. 진위 여부는 알 수 없으나 괜히 나온 말은 아니라 생각한다.


나는 작년 상반기까지 10여 년 넘게 하루에 물을 2잔 이상 먹어본 게 손에 꼽을 정도다. 어떤 물이든 맛이 비렸고, 먹고 싶지도 않고 의식적으로 굳이 먹지도 않았다.


그로 인해 내 수분 섭취의 95% 이상이 내가 먹은 음식이었고 내 소변은 항상 짙은 노란색에 암모니아 향이 강했다.


그러던 중 작년 하반기 심신이 너덜너덜한 나를 만족시킬 방법 중 하나로 내 피부를 좋게 만들고자 온갖 화장품을 검색하던 중 '이너뷰티(Inner Beauty)'를 강조하는 뷰티 유투버를 알게 되면서 이너뷰티(및 모든 의사가 강조하는) 기본인 '수분 보충'부터 해보자 마음먹었다.


10년 넘게 물을 따로 마시지 않는 나에게 아무것도 섞지 않은 순수한 물(생수)을 마시는 건 정말 고역이었다. 기본부터 지키자는 생각에 아무것도 타지 않고 마셨지만 두 모금부턴 헛구역질이 났다. 그래도 좋은 쪽으로 변화될지 모를 내 피부를 위해 1모금만은 눈 딱 감고 마셨다.


물 마시는 행동 자체와 동시에 내가 물을 먹을 수 있게 주변 환경을 세팅하는 노력도 했다. (그렇다. 난 프로 작심삼일러라서 의지로만은 못 바꾼다.)


일반 컵(200~300ml)이면 정수기까지 물 뜨러 자주 가야 되는데 나는 물 마시는 습관 자체가 없으므로 큰 컵 (500ml)을 활용해 아침에 가득 받은 후 이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눈에 보일 때마다 비린 맛이 덜 하도록 딱 1모금씩만 먹었다.


1~2주 차는 하루에 200ml (일반 컵 1잔 정도),

3~4주 차는 300~400ml.

1개월 차엔 500ml 컵을 다 못 먹고 남은 물은 버리고 퇴근했다.


2개월 차는 퇴근할 때 여전히 500ml 컵에 물이 남아 있으니 심호흡 후 모두 배 속에 밀어넣으며 꾸역꾸역 500ml를 채웠다. 여전히 헛구역질이 나서 기분은 안 좋았지 1개월 차보단 덜 했다.


물을 더 많이 먹으려고 3개월 차에는 2시간마다 진동알람도 설정해봤는데 알람이 울리는 때 업무가 바쁘면 먹을 시간이 없다 보니 속상하고 답답했다. 그래서 내가 외부 영향에 가장 적게 받는 시간인 기상 직후 1모금, 출근 직후 1모금, 생각날 때마다 1모금, 퇴근 직전에 1모금, 집에 도착해서 1모금, 자기 전에 1모금 이런 식으로 물 마시기에 익숙해지려고 온갖 방법을 적용했다.


4개월 차가 되자 '1모금의 양'이 목만 축이던 수준에서 100ml 이상 먹는 수준으로 발전됐고, 헛구역질이 덜 해지면서 1L 넘게 먹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점차 양을 늘려 6개월 차부턴 나는 출근 후 오전용 500ml, 점심 먹고 오후용 500ml 총 1L를 담아놓고 회사에서 퇴근 전까지 먹을 수 있었고, 퇴근 후 집에서 먹는 양을 늘리며 1년 차인 지금은 하루 1L~1.5L를 유지 중이다.


후훗, 이제 나는 매일 1L 먹는 게 어렵지 않다!


...라고 쿨하게 말하고 싶지만 여전히 물컵을 내가 머무르거나 지나다니는 동선에 놔두고 지나가면서 보이게끔 만들어서 일일 최소 1L 이상을 마시려고 노력 중이고, 심지어 아예 신경 안 쓰면 하루에 500ml도 안 먹어서 이 경우 자기 직전에 1L까지는 꾸역꾸역 마신다. 비린내와 헛구역질은 현저히 줄었지만 여전히 드문드문 발생한다.


이렇게 힘들었던 물 마시기의 효과는 놀라웠다.


3개월이 지나자 변비가 사라졌다. 론 유산균, 채소 섭취 비중을 높인 것도 도움이 됐겠지만 여전히 다른 걸 먹어도 물 안 먹으면 변이 딱딱해지는 걸 보고 내 경우 물이 변비에 가장 좋은 효과를 준 게 맞다는 확신이 생겼다. (이걸 깨닫고 결국 물 안 마셔서 치열수술 및 변비로 고생했던 평상시 나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면서 씁쓸하기도 했다.) 푸석했던 피부는 미약하지만 촉촉해지는 느낌이 들기 시작고, 소변의 암모니아 향과 색은 옅여졌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 나는 1일1(쾌)변하며 무엇보다 속이 더부룩하지 않고, 방귀 냄새가 옅어졌고, 양도 훨씬 줄어서 너무 편하. (나는 지금까지 힘을 쥐어짜야 변이 나온다고 생각했는데 물을 마시기 시작한 후 신호가 왔을 때 힘들이지 않아도 변이 알아서 나오길래 1일1변해왔던 지인한테 원래 변볼 때 그런거냐고 물어보기까지했다.) 피부는 촉촉해졌고 각질도 확실히 덜 생긴다.


수분은 몸속에서 작디작은 염증 또는 외부 더위로 시작되는 발열을 급하게 식혀주는 소화기 역할을 한다. 기온이 치솟는 무더운 여름날 살수차가 차도에 물을 뿌려 온도를 낮춰주는 것과 같. 만약 소화기(수분)가 부족하면 초기 불씨(어떤 이유에서든 발열)를 잡을 수 없어서 큰 불 (염증의 심화 등)로 이어 수 밖에 없다.


수분 섭취를 늘린다고 마법처럼 화농성 뾰루지, 변비, 염증 등이 말끔히 사라지진 않는다. 그리고 몸속 수분을 매번 체크할 수도 없어서 효과가 있는 건지 느끼기도 힘들다.


그래도 확실한 건 분명 몸에 '큰' 도움이 된다는 거다. 변비든, 피부든, 뭐든 안 좋을 건 전혀 없 때문에 몸에 좋다는 각종 음식 먹기 전 쉽게 구할 수 있는 생수부터 하루 최소 1L 이상 먹는 걸 적극 추천한다.


물 마시기 전엔 몰랐지만 마시면서 여러 효능을 경험하니 감히 물은 만병통치약의 시작점이라 말하고 싶다.



이너 뷰티 관련 나 자신한테 매번 하는 말이지만 '제2의 미니크'분들께도 당부한다.


본인이 신경 쓰지 않은 세월만큼은 노력하기로 마음 편히 먹고 기본부터 챙기자!


30년 동안 신경 안 쓰다 하루, 일주일, 한 달이나 신경 썼는데 개선 안 된다고 속상해하지 말자.

그건 지극히 말도 안 되는 본인 욕심이다.


인생은 기브 앤 테이크이다.

그럴 시간에 눈 딱 감고 원래 하던 노력 한번만 더 해라.


다행인 건 실제로 해보면 고맙게도 그 신경 안 쓴 세월만큼은 안 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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