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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익숙한 그릇들
매번 그릇들만 보면 눈물이 차오른다.
by
미니크
Oct 18. 2020
익숙한 그릇이 당신에게는 어떤 의미인가요?
부모님 댁에서 온 가족이 식사하는 즐거운 추석이다.
사랑하는 남편, 부모님, 형제, 조카 모두 모여
서로의 일상을 나누고 조카의 재롱도 보는
행복한 시간이다.
요리 금손인 엄마
의 갈비찜, 잡채, 낙지볶음 등...
상다리가 부러지기 일보 직전이다.
이 음식들을 정갈하게 담은 익숙한 그릇들,
빨간 꽃이 그려진 나만의 수저와 젓가락,
부모님과의 식사에서 항상 빠지지 않는 수저받침.
온갖 맛있는 냄새로 가득 찬 이 공간에서
사랑하는 가족들을 지켜보며
난 고향에 왔음을 실감하고 안도한다.
모든 게 완벽하다.
그런데 눈물이 날 거 같다.
엄마가 항상 사용하는 스테인리스 볼은 광이 거의 없고,
엄마의 맛있는 음식들을 담은 그릇들이 너무 익숙하며,
집 갈 때 한가득 싸주는 플라스틱 그릇들은 빛이 바랬다.
깨끗한 그릇들
인데 너무나도 익숙하다.
이 그릇들이 내 부모님과 닮았다.
나를 키우느라 많은 희생을 하시고,
그분들의 삶은 지나간 세월보다 살 날이 더 적다는 걸.
이 그릇들과 쌓인 과거의 추억보다
앞으로의 추억이 더 많길 바라본다.
너무 기쁘지만 슬픈 추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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