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니크 Jun 21. 2021

소중한 사람을 나부터 소중하게 대하기

배우자를 사랑하는 방법은 가화만사성

년 전 TV 프로그램에서 추신수 - 하원미 부부미국 생활 초기 고생한 얘기가 전파를 탔었다. 하원미 씨가 임신 도 남편한테 매일 마사지를 해주고, 더 좋은 음식을 양보하는 등 내리사랑과 같은 무조건적인 희생과 헌신한 사례를 듣고 동급인 배우자 입장에서 상대방에게  저렇게까지 하는 건지 진심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내가 직접 했으면 했지 신경 써달라고 보채거나 징징거리는 스타일이 아닌 나지 그때의 나는 남편보다 나 자신의 행동과 감정을 당연하게 우선시했었다.


결혼 생활 6년 동안 남편과 대립하는 크고 작은 숱한 고비에서 뼈를 깎는 고통을 느끼며 부부 사이에 대해 진지 고민 다.


남편에 대한 내 사랑은 객관적으로 어느 정도일까?
긍정적 관계 위해 남편에 대한 내 좋은 태도란?
나아가 진정으로 사랑하고 배려한다는 것 무엇일까?
내 남편이 집 밖에 어떤 대우를 받으면 좋을까?


그리고 작년 그 구체적인 해답을 찾았다.


진정으로 사랑하고 배려 방법은 상대방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것이고, 그걸 위해 내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상대방에 대해 답답하거나 화 나는 일이 있어도 내 생각을 앞세우지 않고 상대방 이렇게 생각하거나 행동한 이유가 있을 거라 상대방 입장에서 먼저 생각한 후 머리로라도 먼저 이해하 짜증 내거나 화내지 않고 차분한 목소리로 대화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는 남편이 집 밖에서 사람들한테 업무적으로도 인격적으로도 인정받길 원하므로 집에서 이런 대우를 받아야 집 밖에서도 이런 대우를 받는 게 당연거라 생각했다.


(알아줄 거라 기대는 하지 말고)
나부터 남편을 진심으로 편안하게 해 주면
결국 내가 편안해지니 선순환이 된다!


어차 상대는 내가 아니고 내가 그 상대가 될 수도 없으니 내 마음으로 상대방을 온전히 이해할 순 없다는 걸 인정하고, 상대방에 대한 '너그러움'을 조카, 부모님에 이어 남편한테까지 넓히는 내 태도가 결국 긍정적인 부부 사이를 만 수 있다는 나만의 결론이었다.


다행히도 연애 2년, 결혼 6년 총 8년을 넘게 겪은 남편은 다정다감하고, 나를 위해주고, 내가 잘해줄수록 고마워할 줄 아는 사람이 내 노력을 알아봐 줄 확률까지 높았으니 더 시도해볼 가치가 있었고, 무엇보다 우리 부부 관계가 미래에 어떻게 변하든 내가 매 순간 최선을 다했다면 어떤 결과가 오더라도 후회없을 거라는 지극히 내 중심의 이유가 가장 컸다.


그래서 나는 남편을 바라보는 관점을 180도 변경했다.


나는 남편의 듬직한 동반자이자,
푸근한 엄마, 매력적인 여자,
귀여운 동생임을 모두 기꺼이 받아들이자!


남편의 성격 중 이해 안 가는 단점을 보면서 '왜 저럴까? 이해가 안 간다'라생각할 시간에 그 단점을 내가 어떻게 보완해줄지 고민하고, 역으로 남편의 장점, 특히 나에게 없는 장점이라면 나를 보완해 줄 수 있음에 감사하고 그 장점을 보고 배우 칭찬해주는 긍정 강화 요법을 실행다.


그리고 내가 어떤 상황이든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해줄 수 있는 거라면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특히 집안일 등은 남편과 나 둘 중 1명이 해야 되니 여유 되는 사람이 더 하면 된다고 일의 효율성을 우선 순위에 두며 마음 편히 받아들였다.


예를 들면 내가 작년 말부터 임신 중임에도 내가 임신했으니까 상대방한테 '' 보살핌을 받아야 된다는 생각을 내려놓고, 올 초 남편의 이직과 두 명 다 재택근무로 많아진 집안일을 원래 남편 꺼, 내 꺼인 이분법적으로 나누지 않으며 시간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이 더 하면 되는 거라고 마음을 먹었다. (실제로 지난 몇 달간 내가 남편보다 업무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내 담당인 요리에 원래 남편의 담당 집안일인 설거지까지 내가 대부분 처리했다.) 


그리고 남편 몸 상태 안 좋을 때는 남편이 가장 시원하게 느끼는 발마사지를 해줬더니 임신기간 남편이 나를 해준 마사지 횟수보다 내가 남편을 해준 횟수가 더 많기도 했다. (이직으로 스트레스가 많고 몸상태가 안 좋은데 내가 임신 중이라 얘기 못하는 걸 알고 내가 먼저 제안했었다.)


남편이 내 발마사지를 받으며 갑자기 말을 꺼낸다.

남편 : 임신한 아내한테 마사지받고 집안일도 더 안 한다고 어디 올리면 어떤 댓글이 달릴까?
나 : 최소 '못난 x'이라고 손가락질받겠지?ㅋㅋㅋ
남편 : 그렇겠지? 내가 생각해도 그래 ㅋㅋㅋ
           자기가 임신이라 힘들텐데 미안하고 고마워.


그러던 며칠 전 추신수와 하원미 부부 얘기를 더 듣게 됐다. 힘들었던 미국 생활 중 하원미가 시력을 아예 잃을 수 있다는 청천벽력 같은 의사의 말에 하원미 씨가 "시력 다 잃으면 우리 아이들 어떻게 하지?"라고 했을 때 추신수 씨가 주저 없이 "그럼 내가 야구 곧바로 그만두고 내 눈을 줄게. 내가 야구를 이렇게 열심히 하는 건 원미 너 때문이야. 나는 너만 있으면 되니 눈 없어도 괜찮아"라고 대답했다는 감동적인 대화 내용이었다.


하원미 씨 한쪽만 일방적으로 주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에게 모든 걸 다 주는 '깊은' 사랑이었다는 걸 새롭게 알게 됐다. 그래서 세 아이들이 자라도 두 분은 여전히 연애하는 것처럼 지내는구나 싶었다.


최근 남편은 내가 많이 변한걸 피부로 와닿는다고 한다. 해 초 이직 및 재택근무로 인한 새로운 근무 환경에 적응하는데 많은 배려를 받은 걸 알고 있고, 심지어 임신 중인데도 본인이 신경 많이 못 써줘서 요즘 항상 미안하고 고맙다고 한다. 내 덕분에 새로운 근무환경에 빨리 잘 적응했고, 본인도 신경 많이 못 써주는데 내가 우리 아이를 뱃속에서 잘 지켜줘서 쑥쑥 잘 크고 있고, 내가 더 예쁘고 사랑스럽게 느껴진다고 했다. 그리고 자기가 더 잘하겠다고 귀여운 다짐까지 말한다.


이 감사를 들으려고 남편에 대한 내 관점을 변경한  아니었지만 내 노력을 알아봐 준 남편에게 고맙고, 무엇보다 나와 남편의 미래가 추신수 - 하원미 부부와 겹쳐 보여서 밝으니 내 판단은 틀리지 않았음에 뿌듯한 요즘이다.




내가 진정으로 가슴이 답답할 때 매번 읽는 법륜 스님의 '스님의 주례사'를 보면 모든 조언의 핵심은 똑같다.


잘못 유무를 떠나 황과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못한 나 자신이 가장 근본 문제라는 것.


어떤 일이든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보면 길이 열리는 건 진리임에 틀림없다.






매거진의 이전글 관찰력과 표현력이 뛰어난 남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