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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크 Jun 25. 2021

이젠 정적이 좋은 나이

얼마 안 남은 여유 누리기

어느덧 임신 9개월 차,

우리 부부에게 와준 고마운 이 아이는

내 뱃속에서 무럭무럭 크고 있다.


몸이 많이 무겁고

잠깐 서 있어도 온 몸의 끝이 저리고

실을 매단 듯 바닥으로 끌어당겨져서

한발 내딛고, 한 손 들기가 쉽지 않다.


배터리가 간당간당하듯 갑자기 잠이 쏟아지고,

요리 담당인 나는 횟수와 시간을 줄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이 시간이 너무 소중하다.


함께 재택근무 중인 남편과 단 둘이

건강한 식사와 달콤 시원한 디저트를 먹고,

배가 적당히 부른 상태에서

살랑살랑 부는 선풍기 바람을 쐬며

거실 소파에 나란히 앉아 약속이나 한 듯

아무 얘기 없이 손 잡고 눈을 감고 있을 때의 이 정적.


간간이 들려오는 바로 앞 초등학교 아이들의 웃음소리,

옆의 산에서 들려오는 경쾌한 새소리,

몇 개 떨어진 블록에서 나는 새 집 짓는 탕탕 소리.

이 소리들 또한 나에게는 정적의 일부이다.


먼 훗날 돌아오게 될 이 정적이 벌써부터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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