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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력과 표현력이 뛰어난 남자
영화 시그니처 행동 / 말투 따라 하는 내 남편
by
미니크
Jun 14. 2021
오랜만에 TV로 남편과 영화를 관람했다.
우리가 오랜만에 낙점한 영화는 인셉션보다 더 복잡해서 이해하려면 몇 번을 봐야 된다는 테넷 (TENET)!
관람이 끝나고 남편이 화장실 가려고 일어나더니 몇 발자국 뒤 갑자기 천천히 움직였다.
나는 관람 직후 기대 이상의 재미와 내용 이해 위한 머릿속 버퍼링을 고스란히 느끼
며
멍하니 앉아있어서 처음에는 모르다가 어딘가 부자연스러워 보이는 남편이 문득 시야에 걸려 제대로 바라보니 '인버전'하며 화장실로 가고 있는 남편이 있었다.
난 인버전 중이야
인버전을 처음 경험하는 영화 주인공처럼 인공호흡기를 낀 듯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거센 저항을 느끼는 듯 긴 팔다리를 허우적거리며 힘겹게 슬로우 모션으로 화장실 가는 남편의 연기에
짧은
순간 어리둥절했던 나는 웃음
이
크게 터졌다.
남편의 혼신의 힘을 다한 인버전 연극은 화장실에 들어가며 아쉽게도 짧고 굵게 막을 내렸다.
곧바로 남편이 몇 년 전 영화관에서 혹성탈출을 본 직후 주인공인 유인원 시저의 대사를 따라한 게 연상됐다.
Apes! Together! Strong!
낮고 굵은 시저의 목소리를 똑같
이
재현해서
영화관
복도에서 내가 학학거리며 웃었던 유쾌한 추억이었다.(내가 워낙 즐거워하자 남편은 한동안 그 명대사를 시도 때도 없이 따라 했었다.)
남편이 사람들 앞에 서는 걸 즐
기
는 성격이었다면
감정표현이 풍부한 나보다 연기를 잘했으리라!
어느덧 함께 한지 9년,
나만 아는 관찰력과 표현력 넘치는 이 남자를 선택하길 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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