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병원의 담당의사가 담낭암이 의심된다며 대학병원으로 가서 빠른 시일 내로 정밀검사를 권유했다.
상태가 좋지 않으니 어디든 빨리 잡히는 곳으로 가서 검사를 받으라고 해서 여러 곳을 알아보았다. 길게는 한 달, 기본 몇 주를 기다려야 했다. 그러다 지인의 도움으로 서울대병원에 취소된 자리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하지만 본인인증을 해야 예약을 할 수 있는데 어머님도 아버님도 문자로 전송된 인증번호를 확인할 줄 모르셔서 환자등록을 할 수가 없었다. 결국 인근에 사시는 친척분이 아버님 댁에 방문하셔서 간신히 예약하는 데 성공했다.
두 분을 모시고 서울대병원으로 왔는데 주차장이 지하 4층까지 꽉 차 있었다. 삼십 분 넘게 주차장을 돌다가 결국 아버님이 먼저 내려서 접수하러 가시고 나는 십 분쯤 더 헤매다가 간신히 빈자리를 찾아 차를 대고 어머니를 모시고 올라갔다. 어머니는 기운이 없으셔서 한걸음에 십 센티도 안되게 신발을 끌듯이 몸을 움직이셨다. 아무래도 시간 안에 도착하기 어려울 것 같아 어머니께 업히시라고 등을 댔더니 어머니는, "아냐 아냐. 내가 걸을게" 라며 가방을 더 꽉 쥐셨다. 삼십 도를 웃도는 날씨에 만차인 지하주차장은 숨 막히게 후끈거렸다.
그래도 다행히 아버님이 먼저 올라가 접수를 해놓으셔서 내가 가지고 온 소견서와 CD를 등록하니 대기번호가 바로 떴다. 그리고 무엇보다 병동 안에는 휠체어가 있어서 아버님이 어머님의 이동을 맡고 나는 창구를 돌아다니며 일을 볼 수가 있었다.
담당의사 선생님은 검사결과로 봐서는 암으로 판정하기엔 이르지만 환자의 콩팥수치와 체력이 너무 떨어져 있어서 당장 MRI촬영을 진행할 수가 없다고 했다. 그래서 금요일에 다시 **병원으로 가 입원수속을 하기로 했다. 수액치료로 체력을 보완하는 게 급선무이기도 했고 몇 달째 간병하신 아버님도 좀 휴식이 필요해 보였다.
4시쯤 남편도 반차를 내고 병원으로 와 함께 진료실에 들어갔다. 어머님은 어제보다는 조금 기운을 차리신 것 같아 보였다. 아버님은 지치실 만도 한데 아무 내색 없이 늘 곁을 지키셨다. 어머님이 '우유하나 줘요'라고 하면 아버님은 배낭에서 '뉴케어'를 꺼내 뚜껑을 따서 건네주셨고, 진료순서에 따라 휠체어를 밀고서 접수창구로, 대기실로 계속 옮겨다니셨다.
어머님 아버님을 보면서 결국 남는 건 부부밖에 없다는 생각이 드는 요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