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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리누나 Nov 05. 2019

10_오늘은 클래식하게

명란 볶음밥 오므라이스&소시지볶음

다소곳하게 고전적이면서도 예쁜 도시락이 뭐가 있을까.

분홍 소시지에 김치볶음, 계란 프라이?

아주 클래식하지만 너무 빤하다.

앙증맞은 김밥?

얼마 전에 무스비도 해줬고.


오므라이스

언젠가 해주고 싶었던 오므라이스가 생각났다.

한식과 일식의 중간 같으면서도 옛 느낌도 나고 어느 정도 맛 보장도 될 것 같고.

보드라운 계란으로 살포시 볶음밥을 덮은 우아한 자태를 상상하며 새벽 6시 반,

달걀 2개를 톡톡.




볶음밥은 명란 작은 한 수저와 다진 표고버섯, 쪽파로 간단히.

상추 깔아준 도시락 통 위에 볶음밥을 동그랗게 잘 잡아주고

계란 이불 덮어주기.


정말 담요 덮어주듯이 주름이 잡힌 '지단'이 되었다.

음...

내 의도와 조금 멀어졌다,

몽글몽글 촉촉한 계란옷을 덮어주려고 했는데 정말 아침에는 정신이 조금 덜 들어와 있는 걸까?

워낙 예민한 달걀이라 순간을 놓치면 모양이 바뀌어버리는데

잠시 딴생각하다가 너무 익혀버린 것.

더 익어서 아예 건조해지지는 않아서 그래도 모양은 잡을 수 있었다.


알고 보면 제일 까다로운 달걀, 너.

생각해보면 많은 일에 있어서 간과하고 있던 녀석들이 뒤통수치듯 말썽 부리는 것 같다.

물로 보지 말란 듯이



볶음밥에 재료가 좀 덜 들어가기도 했고,

케첩을 쫘악 뿌려줘야 제 맛인데 점심에 꺼내면 먹기 싫을 비주얼이 될까 봐

케첩과 고추장으로 양념한 소야 볶음 넣어준다


귀여운 문어 소시지로 한 건데 문어는 역시 기름 많이 넣고 튀기듯 볶아야 사나 보다.

많이 테가 안 나는 문어들.

새싹채소 꾸미로 그럴듯하게, 파란 거 싫어하는 동생이어도 꿋꿋이 넣는다

케첩 안 뿌리니 허전해서 후리가케라도.

2층은 과일 후식.

고모가 한 가마니 공주에서 직접 따셔서 보낸 단감.

엄마가 또 끼워 넣으시는 토끼 사과.



그리고 며칠 전 놀러 온 태국 친구가 가져온 태국 쌀과자ㅡ내가 제일 좋아하던 과자라 나 볼 때마다 사다 준다ㅡ고마워

여러 사람 수고가 들어간 오늘의 도시락.

동생의 인증숏!


무난한 도시락도 사실 은근히 손이 간다.

2단 도시락 찬합을 골랐던 게 2층 가득가득 여러 가지 반찬 만들어 넣으려고 한 건데,

1단만 잘 채우기도 어렵더라.

그래서 항상 2단은 과일이나 과자로 때우기. 하하




그나저나 지난주부터 회사에서 반찬배달을 받기로 했단다.

 반찬 5종을 저렴한 가격에 점심에 가져다주는 식이라, 밥만 있으면 된다고.

보통 인스턴트 밥이나 집에서 남은 밥 싸가지고 오면 되니 편할 테고

한 번 먹어본 동생이 맛도 괜찮단다.


나의 경쟁상대인가..?

(혼자 경쟁해도 경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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