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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리누나 Oct 17. 2019

커리든 카레든 이 음식은 만인의 그것

닭가슴살 카레라이스

두바이에서 4년을 살면서 느낀 바는, 중국인보다 인도인의 저력이다.

한국에 있을 때는 아무래도 가까운 중국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은 것 같은데

중동에서는 또 거기서 가까운 인도 문화를 더 접하게 되기 마련이었다.

세계의 주축이라 할 미국과 영국에 거주하는 인도인들의 수도 어마어마하다.

브렉시트와 트럼프 정책의 우려 중 하나가 인도인 이민자들의 감소로 이어지면 '진짜 커리'를 어디서 먹는가,라고까지 하니 말 다 했다. 하하


아무튼 그 커리라는 음식은 세계 각지로 퍼져 각기 다른 형태로, 현지 상황에 맞게 변화하며 수많은 이들을 먹여 살리고 있다. 우리가 고형 또는 분말 카레에 익숙해서 그렇지 사실 커리는 각종 향신료를 빻아 섞은 데다 액체류(스톡, 우유, 크림 등)를 넣고 뭉근히 끓이는 음식이다. 그래서 그 변신이 무궁무진해질 수가 있다.  형편에 맞는 재료를 넣고 빵이나 쌀밥에 국자로 푸욱 퍼서 내주면 그만이니, 어느 가정에서건 끓여 온 가족을 먹일 수 있는 말하자면 가성비가 끝내주는 메뉴인 거다. 순대와 머리 고기 조금 넣은 순댓국이나, 뼈 한참 고아서 먹는 사골탕처럼 소량의 저렴한 재료로 많은 사람을 대접할 수 있는 서민음식. 하지만 대표적인 세계인의 음식이기도 하니 서민음식 중에서는 꽤나 위상이 높은 음식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빠가 인도 출장을 많이 다니시던 나의 십 대 때, 마살라와 망고 처트니 등을 사 오셔서 한국 바몬드카레에 섞어주시곤 했다. 그래서인지 인도나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커리향에 익숙한 편이었나 보다. 거부감 없었고 오히려 한국에 오니 정통 인도식 커리가 너무 그리운 것이다. 특히 우유맛이 강한 인도 치즈 파니르(Paneer)를 주재료로 한 녹색 커리는 나의 최애. 이 맛을 모르는 친구들이 안타까웠다, 거기에서도 인도음식 입에도 못 대는 친구들이 꽤 많았거늘.




커리에 대한 에세이를 읽다가 집에 들어오자마자 끓이기 시작했다.

집에 있는 건 일본 고형 카레.

그래, 사정에 맞게 먹는 게 커리의 매력이니까, 냉장고 털기도 하면서 끓여본다.

큼직하게 썰은 채소 가득한 스타일이 좋다
우리 가족 다 먹을거니까 한 냄비 끓여야지


그러니까 우리는 김치와 마늘장아찌와 먹는 것이다.

식구들 몰래  튜머릭(강황), 생강가루, 마늘가루, 태국식 매운 고춧가루 섞은 향신료를 한 수저 넣었다.

튜머릭 가루가 우리나라에서 먹는 강황가루랑은 좀 달라서 많이 넣으면 들킨다 큭.

 좋은 것만 넣으려는 내 심정 알랑가 몰라~


다들 맛나게 한 그릇씩 뚝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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