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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리누나 Nov 12. 2019

11_가을 소풍 가듯이

세 가지 유부초밥;참치마요, 표고버섯볶음, 명란 달걀말이

유부초밥

 우리나라와 일본 외 다른 곳에서는 본 적이 거의 없다.

새콤달콤하게 조미가 이미 되어있으니 밥만 넣어주면 되는 간편함에,

김밥 말 시간 없을 때 뚝딱 만들 수 있는 도시락 인기 메뉴.


두바이에서 이걸 만들었을 때 외국인 동료들이 'OMG!'를 외쳤던 게 생각이 난다.

참 간단해서 내가 만들었다고 하기도 민망하고, 

또 나에겐 너무 익숙한 맛이라 그런 반응에 놀랐던 기억이다.


그런 유부초밥이 한국에 오니 진화했더라.

다양한 토핑이 가득, 요즘의 뚱뚱이 유부초밥들은 과연 SNS에 꼭 맞는 이미지.

사실 한 번도 맛을 본 적은 없지만, 볼 때마다 먹음직하니 한 번 만들어보자 싶었다.

중동이나 유럽에는 잘 없는 표고버섯의 맛에 요새 놀라고 있는 나는, 

마침 엄마가 좋은 표고버섯을 구하신 김에 여기에도 넣어보기로 했다. 

더불어 무난하게 참치마요랑 달걀말이를 토핑으로 얹고자 전날 준비해놓기.


달걀 세 개나 풀었는데도 유부 크기보다는 조금 작아졌다.

명란 반으로 갈라 통으로 넣어 돌돌 말고

기름 쪽 뺀 통조림 참치는 마요네즈와 설탕을 약간 섞었다.

표고버섯은 잘게 다진 것과 위에 올릴 것을 편으로 저며 간장 양념으로 볶아준 것.

깻잎을 아래 깔았는데 하필 왜 꼭지가 위로 온 거니....


색감도 그렇지만 유부초밥들 돌아다니지들 말라고 고정 차 방울토마토와 브로콜리 장착.

토핑 하지 않은 초밥들은 간을 조금 더 해서 밥만 넣고 엎어주고.

2단에는 후식들.

시장에서 싸게 산 무화과가 정말 달다.

무화과의 계절이 끝나는 게 너무 아쉬울 따름이다.

엄마가 전 날 만들어두신 고구마 말랭이도 추가.

 하나하나 쪄서 잘라서 건조기에 밤새 말린 정성의 말랭이들.


생각보다 토핑을 많이 올리기가 어렵다.

가방에 넣어가지고 갈 것을 고려해서 적당히 싸야 한다. 


태국 밀크티 하나도 넣어주고.

방콕에 처음으로 간 게 동생이랑 언니랑 삼 남매 처음이자 아직까진 마지막 여행이었다.

그때 처음 맛봤던 태국식 주황색 밀크티. 



토핑이 여러 가지 올라가니 다채로워 보이기는 한다.

인스턴트 된장국도 동봉, 집에서는 안 먹어도 이렇게 도시락으로는 참 좋더라.


육식 파인 동생이지만  표고버섯이 가장 맛있었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본인도 의외였다고

쫄깃쫄깃하면서 양념도 간도 딱이었단다.


그런데 조금 걱정했던 바였는데, 명란 달걀말이는 소태였단다. 하하

저염 명란이 아닌데 너무 많이 들어갔다. 

이렇게 또 하나의 실수를 남기고, 총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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