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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리누나 Feb 23. 2020

프랑스적인 식사

파리에 온 지 딱 2주가 되었다.

여행온 게 아니라서 외식을 한 건 딱 두 번, 이외는 모두 집에서 혹은 학교에서 식사를 했다.

묵고 있는 숙소는 한국인 주인이지만 파리에서 이십 년 넘게 살아오신 파리지앵.

아들과 딸은 프랑스인 남편 사이에서 나온 혼혈인데 거의 여기서 쭉 자랐기에 프랑스 가정이라 봐야한다.

하숙으로 들어온 것도 아닌데 끼니를 거의 다 챙겨주셔서 감사할 따름.


해서 그 식탁은, 한식과 프랑스식의 반반이랄까?

한식을 메인으로 먹어도 꼭 '쌀라드' Salade를 전식으로 챙겨먹는 게 내가 만난 가장 큰 프랑스식 문화다. 

보통 마트에서 신선하고 저렴한 잎 채소를 쟁여놓고,

거기에 치즈나 비트루트, 토마토 등 채소를 곁들여

버진올리브유에 발사믹식초 혹은 레드와인식초로 간단한 소스로 버무린다.

메인요리가 아직 끓고 있을 때 샐러드를 나눠 먹으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식후 디저트 또한 보통 과일이나 커피, 차로 마무리하는 한국 가정과 달리, 조금 더 달달한 초콜릿 디저트나 과일푸딩, 케이크 같은 것들. 


물론,

바게트가 빠질 수는 없다.

정말 '파리바게트'가 괜히 나온게 아닌걸 실감하는 중이다.

바게트 서너 개를 가지고 퇴근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고,

어느 마트를 가든지 바게트 냄새가 감돈다.

구멍가게에도 바게트는 있어야한다. 그래야 파리.


집 바로 앞 도로 건너편에는 친절한 언니가 일하는 블랑제리가 있는데

바로 구운 바게트를 비롯해 각종 디저트가 다 있다.

달라진 내 사진첩 속 상차림을 보면서,

여기가 파리가 맞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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