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의 초록 수프

상추 크림수프 Choisy Cream Soup

by 파리누나

프렌치 요리 소스 중 가장 많이 알려진 베샤멜소스,

태우지 않아야 하면서도 깊은 맛이 나도록 충분히 루(Roux:버터와 밀가루를 섞은 것)를 익혀야 한다. 거기에 찬 우유를 조금씩 넣어가며 농도를 맞추는 되직하고 크림 같은 하얀 소스,

마음이 사르르 녹는 것 같은 풍부한 우유 버터 맛의 마법의 소스 같은 녀석.

라자냐, 크로크 무슈나 마담에 필수적이다.



크림수프라면 옥수수, 감자, 고구마 정도가 익숙한데 상추 크림수프라니,

흠, 별로 안 당기는데요, 셰프?


라고 말하지는 않았고ㅡ그럴 배짱은 절대 없다

흥미롭게 배웠다.


블랜칭 한 상추를 얼음물에 바로 담갔다가ㅡ바로 담그지 않으면 예쁜 초록빛을 잃는다ㅡ물기를 꼭 짜서 하나씩 키친타월 위에 말린다.

다진 양파를 올리브유에 볶다가

마법의 소스인 베샤멜소스를 국자로 푹푹 떠 넣는다. 휘이휘이 잘 젓다가 상추를 넣고 약간 끓이고 농도는 치킨 육수로 맞춰준다.

블렌더로 잘 갈아주고 간을 하면 완성.


커다란 수프 접시에 한 국자 살포시 담아

방금 만들어뒀다가 식힌 크루통을 여기저기.

칠리 페퍼와 올리브 오일을 물감을 흩뿌리듯 그려주고 새싹을 잘라 몇 개 놔주면

프렌치식 수프 플레이팅.


커다란 무쇠 솥에 끓이던 초록색 수프는 마녀 수프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플레이팅을 제대로 하니 또 달라 보인다.

한 수저 떠 보니,

요즘처럼 비가 자주 오는 우중충한 파리 날씨에 딱 어울리는 뭉근함이다.


눈 깜짝할 새 비운 한 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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