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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luJ Jan 15. 2024

다 같은 사과가 아니다

캐나다 사과 vs 한국 사과


무슨 사과를 사야 하나



사과는 다 같은 사과인 줄만 알았다. 아침식사 대용으로 자주 먹었던 사과를 사러 캐나다 마트에 갔는데 멘붕이 왔다. 그냥 과일코너를 가면 있겠거니 하고 사과를 찾는데 예상과 다르게 너무 많은 종류의 사과가 진열돼있는 것이다. 낱개로 판매되는 코너도 있고 묶음으로 판매되는 사과들도 있었다. 가장 고민되는 건 이 많은 종류의 사과들 중에 '무엇을 사야 하느냐'였다. 한참을 사과코너 앞에서 서성이다 사과종류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전 세계 사과종류가 7,500가지나 된다는 사실을 검색하고서 알았다. 우리가 흔히 한국 마트에서 볼 수 있는 사과 종류는 몇 종류 되지 않는다. 아오리, 부사, 홍로, 시나노 골드 등 한국에서도 시즌에 따라 다른 종류의 사과가 판매되고 있지만 아마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대표적인 사과는 부사 사과일 것이다. 부사 사과는 일본에서 롤스 자넷과 레드 딜리셔스 품종을 교배해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풍부한 과즙과 달콤함이 특징인 부사 사과는 Fuji Apple이라고 불리며 한국에서 먹던 사과의 맛을 해외에서 찾는다면 Fuji 품종의 사과를 고르면 실패할 확률이 적다. (필리핀과 중국에 살 때도 사과를 먹고 싶을 땐 Fuji 품종을 사 먹었었다.) 


캐나다 마트에서 볼 수 있는 사과 종류는 한국에 비해 훨씬 다양하다. 마트마다 취급하는 종류의 개수는 다르지만 최소 6가지는 되는 것 같다. 가장 많이 팔리는 품종으로는 맥킨토시, 허니 크리스프, 갈라, 그래니 스미스, 암브로시아 등이 있다. 한국에서 먹던 사과의 맛을 찾기 위해 결국 나는 하나씩 사서 맛보기로 했다. 


- 매킨토시(McIntosh)는 캐나다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고 판매되는 품종이다. 과육이 부드럽고 풍부한 과즙은 있지만 새콤한 맛이 덜하다. 새콤달콤 단단한 과육에 길들여져 있는 나의 입맛에는 맞지 않았다. 


- 허니 크리스프(Honeycrisp)는 바삭하고 단맛과 신맛의 밸런스가 좋아 Fuji 품종 이외 한국인 입맛에 맞는 사과 품종 중 하나이다. 


- 암브로시아(Ambrosia) 사과 역시 달콤하고 아삭아삭한 식감 때문에 인기가 좋은 품종이지만 내가 살고 있는 퀘벡주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품종이다. 브리티시 콜롬비아 주에서 가장 많이 재배가 된다고 한다. 


- 그래니 스미스(Granny Smith)는 아오리 사과처럼 녹색 껍질에 단단하고 신맛이 특징인 품종이다. 신맛이 우리가 알고 있는 아오리 사과의 신맛보다 조금 더 강해 개인적으로 생으로 먹기에는 별로였다. 캐나다에서도 이 품종은 베이킹용으로 많이 사용된다고 한다. 


- 갈라(Gala)는 Fuji 사과 다음으로 단맛이 일품인 품종이다. 새콤달콤하고 단단한 과육을 뽐내 개인적으로 많이 사는 사과이다. 단점은 실온 저장 기간이 짧기 때문에 밖에 오래 두게 되면 금방 맛이 변한다. 그래도 가격면에서 저렴한 편이고 사이즈도 작아서 간단하게 먹기에 안성맞춤인 종류이다.


캐나다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면 한국에서 보지 못했던 식재료들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양파만 해도 레드, 화이트, 옐로 등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고, 감자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민자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나라라 그런 것일지는 모르겠지만 마트에서도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다양성보다는 가장 좋은 품종을 개량해서 소비자에게 베스트를 제공하는 느낌이랄까. 


한국에서 쭉 살았으면 몰랐을 식재료의 다양성을 이곳에서 배워간다. 어떤 음식에 어떤 품종이 더 어울릴지 찾아보게 되는 캐나다의 마트 장보기, 재밌는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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