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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샘 May 29. 2017

뜨겁게 빛나는 여름으로

5월, 상동호수공원

이제 5월도 막바지다.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함 대신 시원함이 느껴지고, 밖에는 이전보다 더 화려한 꽃들과 짙은 초록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맘때쯤이면 피는 여러 꽃들 중, 올해는 양귀비를 담아보자 했다. 마침 부천에 양귀비로 유명한 곳이 있어 시간을 내서 찾아갔다. 








한창 서울대공원이나 일산호수공원 등지에서는 장미축제를 하거나 할 예정인 걸로 알고 있다. 여기에도 장미들이 피어있다. 아치형 구조물이 원래 장미로 만들어진 것처럼 장미들이 한가득 타고 올라갔다. 





붓꽃류 꽃들은 이제 막바지로 보였고, 데이지같이 생긴 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호수에서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온통 양귀비와 청보리뿐이다. 양귀비만 있는 구역과 청보리와 양귀비가 섞인 구역, 청보리가 대부분인 구역으로 나뉘어 있었다. 





사진동호회에서 온 듯 카메라를 든 사람들도, 셀카봉을 들고 그네나 담 근처에서 노는 커플들도, 넓은 모자를 쓰고 핸드폰으로 마냥 사진을 찍는 어르신들도, 나도 온통 양귀비를 본다고 정신이 없었다. 빛은 굉장히 뜨거웠고 뜨거운 빛만큼 붉은 꽃들이 화려하게 땅을 뒤덮고 있었다. 


멀리 보면서 중심을 잡아줄 역할을 할 꽃이 보이면 넓게 담고, 가까이 보면서 덜 상하거나 혼자 색이 다른 꽃이 있으면 조금 더 가까이서 담아보려 했다. 바람이 의외로 부는데, 양귀비 줄기는 가늘고 꽃은 넓다 보니 잔잔한 바람에도 상당히 심하게 흔들렸다. 보통 이럴 때는 그냥 찍는 걸 포기하거나, 멈출 때까지 기다리거나, 초점을 맞추자마자 바로 셔터를 눌러서 원하는 사진을 얻는 편이다. 





남쪽에서나 볼 법한 청보리들이 여기에도 심어져 있었다. 보리는 이미 다 여물어갔고, 초록은 한 달 전보다 더 짙어져있었다.

버드나무잎은 그새 많이도 길어졌고, 물 위로는 길쭉한 풀들이 자라나고 있었다. 



 


화려한 것들에 열중하다 문득 바닥을 내려다보았을 때, 토끼풀꽃들이 큰 꽃밭을 줄여놓은 듯 피어있었다.  






그동안 이맘때쯤 올라오던 양귀비 사진들이 대체 어디서 오는지 궁금했었는데, 여기가 알고 보니 꽤 유명한 장소였더라. 꽃들이 널찍한 구역마다 가득 심어져 있었고, 사람도 많다 보니 간혹 눕거나 밟은 것으로 보이는 흔적들이 보였다. 하도 사람들이 들어가는지 아예 어떤 곳은 길을 만들어 놨더라. 근처 동네 사람들이 쉬러 올법한 공원인데, 양귀비 때문인지 사람이 엄청 많았다. 주변 풍경과 사람들의 옷차림에서 이제 봄은 끝나고 여름이 왔음을 느낄 수 있었다.   



SNS를 보다 보면, 국내나 해외나 특정 시기에 자주 올라오는 꽃들이 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미처 덜 올린 벚꽃과 겹벚꽃이 올라왔는데, 요즘은 양귀비나 수레국화나 장미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렇게 현실과 SNS에서 보이는 유명한 꽃들이 지나갈 때마다 시간이 흘러가고 있음을 느낀다. 


곧 피어날 다른 꽃들이 기다려진다. 





w_ A7R2, Sigma 180mm F2.8 APO macro




LumaFonto Fotografio

빛나는 샘, 빛샘의 정원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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