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신구대식물원
날이 슬슬 더워지고, 올해도 어김없이 1년 중 가장 꽃이 흔하게 보이는 시기가 찾아왔다.
봄이 지나고 피는 꽃들은 이전보다 꽃잎이 더 많아졌다.
정원의 빈 공간을 작은 꽃들이 가득 메우고 있다. 무성한 초록 사이를 뒤져보면 생각보다 주목받지 못하는 곳에도 화려한 꽃들이 정원을 채워나가고 있음을 알게 된다.
초여름에 볼 법한 꽃들 사이로 한여름에 피는 꽃들도 보인다. 마치 이제 엄청 더워질 거라고 예고하는 듯한 느낌이다.
지난 계절보다 화려해진 꽃들 사이를 거닐며 천천히 그 화려한 모습들을 담았다.
그렇게 언제나처럼 뜨겁고 화려한 계절이 돌아왔다.
햇빛이 강한 날이라 역광을 지울 목적으로 링플래시를 챙겼다. 고속동조가 안돼서 편하게 다루기엔 조금 어렵지만, 항상 원하는 방향에서 빛이 들어오는 것은 아니라 쓸모가 있을 순간이 종종 찾아왔다. 평소에 조명을 안 쓰다가 쓰게 되면 광량이 다소 부자연스럽다고 느껴지는데, 발광량을 조절하든 후보정을 하든 조금만 부자연스러운 느낌을 누그러뜨리면 사진이 좀 더 화사해지는 느낌이 든다.
매번 같은 계절이 돌아오고 꽃과 정원을 찍기 수월한 장소는 한정되어 있다 보니, 개인적으로 사진이 질리는 순간을 더러 겪는 것 같다. 그럴 때면 장비를 바꿔보든, 다른 장소에 가보든, 익숙한 장소를 찾되 조건을 붙여가며 사진을 찍으며 나름의 변화를 추구한다. 이날은 조명을 쓰고, 꽃만 찾아서 찍었다.
이곳은 서울 근처에 있으면서도 교통편이 불편해서 차를 몰고 가지 않으면 찾아가기가 힘든데, 입구 근처에 접사를 찍을 만한 것들이 많다. 마크로촬영을 주로 한다면 꽤 매력적인 장소일 것이다.
Sony A7R2
Sony FE 90mm F2.8 Macro G OSS (SEL90M28G)
LumaFonto Fotografio
빛나는 샘, 빛샘의 정원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