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상림수목원
집안에서는 에어컨이 그리워지고, 밖에서는 휴대용 선풍기와 모기기피제를 챙기게 되는 계절이 왔다. 비가 올 듯 말 듯 흐린 날에 교외의 작은 정원을 찾았다.
봄날은 이미 지나갔고, 이제는 여름의 모습들이 보인다.
나무 위에서부터 봄을 빛내던 꽃들이 저물고 봄꽃들이 떨어진 아래쪽에서부터 여름에 피는 꽃들이 빈 자리를 채워가고 있었다.
수목원은 산등성이를 따라 세로 방향으로는 급격한 오르막길이, 가로방향으로는 완만한 길이 이어져있었다. 길을 따라 걷다 보니 동선 배치가 오카야마 한다야마식물원 느낌이 났다.
길과 길 사이에는 황화코스모스로 여백을 채우고 있었다. 계절에 따라 길가의 풍경이 달라질 것 같았는데 여름의 모습도 생각보단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해발고도가 그렇게 높진 않은 곳인데, 상대적으로 높은 곳에 자리 잡고 있어서 그런지 정원 밖 풍경을 내려다보게끔 설계된 것 같았다. 길가의 모습에 집중하다 고개를 돌리면, 넓은 풍경들이 눈에 들어왔다.
생각보다 넓은 곳은 아니었지만, 경사가 급해 여름에 돌아다니기엔 조금 어려운 느낌이었다. 식물원 팸플릿이나 나무들을 둘러봤을 땐 여긴 여름보다는 봄이나 가을에 와야 더 볼만할 것 같았다.
근처에 한창 지어지고 있는 아파트들이 있었다.
가까운 곳에 사람이 많아지고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 이곳도 리뉴얼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생긴다.
Sony A7R2
Zeiss Loxia 2/35 (Biogon T* 35mm F2)
LumaFonto Fotografio
빛나는 샘, 빛샘의 정원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