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2015.12 오사카 정원여행 - 사쿠야코노하나칸

겨울에도 온실에는 꽃이 가득

by 빛샘

오사카는 지하철이 참 잘 되어 있었다. 버스를 굳이 찾지 않고도 지하철만 타면 원하는 곳에 쉽게 갈 수 있었고, 좀 멀리 떨어진 곳도 금방 갈 수 있었다. 지하철의 정확함과 빠름은 좋아하지만, 바깥 풍경을 못보는 것은 싫다. 안타깝게도 교토에서와는 달리 오사카에서는 포인트까지 가는 도중의 풍경을 볼 순 없었다.


사쿠야코노하나칸은 오사카 시내 북동쪽에 있었다. 나가이식물원과는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데, 지하철을 타고 가면 생각보다는 그렇게 오래 걸리진 않더라. 쓰루미료쿠치 역에 내리니 엑스포 공원이라는 꽤 큰 공원이 있고, 사쿠야코노하나칸은 공원 입구 근처에 있었다. 공원 근처에는 볼 것들이 많았지만 점심을 먹고 이곳까지 와보니 시간이 별로 없어서 공원 구역은 모두 생략하고 바로 사쿠야코노하나칸으로 향했다.


여기는 교토부립식물원 대온실처럼 식물원이라기보다는 식물원 안 온실구역만 떼어다 놓은 느낌이다. 역시나 여기도 주유패스로 들어갈 수 있다. 온실이라 매우 더웠으므로, 겉옷을 대충 걸치고 들어갔다.


이 곳은 A7R2에 sel90m28g를 끼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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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 근처는 흔한 식물원의 열대온실과 비슷하다. 각종 난꽃들이 화려하게 피어 있었다. 생각보다 그렇게 높이가 낮진 않은지라 허리는 덜 아팠지만, 꽃들이 어지러이 모여 있다 보니 깔끔하게 뽑아내는 데 다소 고민이 되더라. 가급적 뭉쳐진 것보다는 동떨어진 것들을 찾았고, 이리저리 둘러보다 아니다 싶으면 다음 꽃으로 가길 반복했다.




정 발라내기 힘들다면 그냥 무리 지어 있는 것을 잡아도 나쁘진 않았다. 난꽃이 마치 벚꽃처럼 뭉쳐서 피어 있었다.




날도 흐렸고, 실내인 데다가, 꽃들은 높은 나무들 밑에 자리 잡고 있었다.

셔터스피드란 것을 기대하긴 거의 불가능했고, iso를 1600으로 맞춰놓고 최대한 많이 찍었다. 카메라 스크린만으로도 흔들린 게 판독 가능하면 지우고, 큰 모니터로 봐야 분간이 될 것 같은 일단 남겨 두었다.



풍성하네
꽃들은 다들 길 방향으로 피어 있었다. 뒷면을 찍어볼까 했는데 역시나 찾으면 잘 안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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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식물 꽃들은 참 화려하다. 다들 꽃이 커서 부분을 잡아도 나름의 분위기를 내볼 수 있는 것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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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위나 아래 방향으로 여백을 많이 남겨보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크리스마스다 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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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서 열대관까지 계속 덥다가, 남미관에 들어오니 조금 살 것 같다.

중남미관부터 고산지대관까지는 열대관보다 꽃들이 차분했다. 날은 더 흐려졌고, 배경도 보케가 몽글거리는 것들 보단 차분하게 보이는 데 더 신경을 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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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지대관에 오니 외국 사진에서 많이 보던 꽃들이 피어 있었다.

보통 고산지대 온실은 온도를 맞춘다고 바람이 나오는데, 바람 때문에 난이도가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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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지대관과 남미관을 오가며 여러 꽃들을 신나게 찍었다.

극지관도 있었는데, 사진을 찍기에는 너무나도 힘든 조건이라 여긴 포기했다.



중심을 잡을 때와 끝 부분을 잡을 때랑 느낌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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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을 올라가기가 아쉬워서, 다시 입구까지 역주행하며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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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행을 하다가 히비스커스 온실을 발견했다.

역주행 안 했으면 어쩔 뻔했니...


히비스커스는 꽃이 굉장히 크고, 꽃술이 길게 뻗어있다. 주로 꽃술을 포인트로 잡거나, 아니면 아예 꽃 속에 파묻힐 기세로 꽃의 특정 부분만 잡았다. 꽃들의 색이나 높이가 다양해서, 꽤 다양한 사진들을 건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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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은 1층 식물원이나 카페를 내려다볼 수 있다. 빙 둘러서 한 바퀴를 돌다 보니, 아까는 꽃을 보느라 눈에 들어오지 않던 높은 나무들이 보였다.



중간중간 문이 있는데, 나가면 정원이 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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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에는 전시장이 있다. 기간마다 전시 테마가 바뀌는 것 같은데, 내가 갔던 때에는 그 해에 찍힌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카페 근처에는 크리스마스 테마로 꾸며 놓았더라.



흔한 카리스마 대빵큰오리


더 이상 iso1600으로는 내 수전증을 커버하기 힘들 때까지 찍고 나왔다. 여기도 2시간 정도를 쓴 것 같다. 나올 땐 문 닫을 시간이었는지 직원분들이 다들 모여계시더라.


공원을 좀 돌아다니다가 도톤보리로 이동했다. 5시도 안됐는데 가로등이 켜졌다.





도톤보리 근처로 돌아와서 저녁을 먹고, 강가에서 한참을 앉아 있다가 숙소로 들어왔다.

사쿠야코노하나칸은 연말에 가면 달력을 주는 모양이다. 책상에 걸어놨는데, 볼 때마다 여길 다시 가고 싶어 진다.






여길 마지막으로 나는 오사카 일정까지 모두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매번 여행을 갈 때마다 몇 천장씩 사진을 찍어 오고, 보정하면서 아쉬운 마음이 가득해진다. 어떤 것은 조금 더 다른 시선으로 접근해봐도 됐을 것 같고, 어떤 것은 조금만 더 멀리 가봤다면 더 좋은 것을 건질 수 있었을 것이라는 후회가 든다. 하지만 보정을 마치고 여행의 기억들을 어딘가에 정리해 놓고 나면, 얼마 후 내 사진에 변화가 찾아옴을 느낀다.


2500장 정도 되는 사진들을 리뷰하면서, 아쉬운 것들이 너무나도 많이 보였다. 그래도 이 때의 기억들과 사진들이 다음 촬영 때 더 나은 것들을 담아낼 수 있게 도와줄 것이라 믿는다.




LumaFonto Fotografio

빛, 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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