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해국이 메인, A7R2 + sigma180mm macro와 함께
여기는 한창 꽃사진을 뒤지다가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럭저럭 가까운 곳에 있었는데, 입장료를 받는다. 여태껏 입장료를 내고 들어갔던 정원 치고 실망스러웠던 곳을 아직 못 겪어봐서, 여기도 가보기로 했다.
처음 여길 갔을 때는, 완전 한여름이었다. 입구의 정원이 제법 잘 꾸며져 있어서 그 곳에서만 있다가 소나기가 내리기 전에 급히 돌아갔었다. 뭔가 아쉬워서 다시 한 번 갔다.
거리는 가까워 보이지만 시간이 좀 애매한데, 대중교통으로 여길 가려면 성남에서 마을버스를 타든가, 주말 한정으로 판교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갈 수 있다. 엄청 외진 곳에 있고, 흔한 외진 곳처럼 앞에는 맛집이 많이도 있었다. 입장료는 한 7,000원 정도.
입구에는 다육식물과 사시사철 피는 꽃들 바탕에 제철 꽃들로 정원이 꾸며져 있었다. 정원 근처에는 테니스공 만한 코스모스들이 무리 지어 피어 있었다. 근처에 벌이 엄청 많더라. 나름 벌을 자극하지 않겠다고 하얀 옷을 입고 갔는데, 정작 카메라가방과 카메라가 검은색이어서 fail...
하늘빛 해국과 푸른 보랏빛이나 붉은 보랏빛을 띄는 쑥부쟁이들이 여기저기 피어 있었다. 꽃마다 벌이 엄청나게 몰려 있었고, 마크로렌즈만 가져간 터라 포인트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조금 넓은 렌즈를 가져가 풍경을 담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해국뿐만 아니라 흔히 길가에서 보던 동그란 국화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국화들이 피어 있었다. 아직도 피어 있던 백일홍도 있었고. 역시나 이맘때쯤이면 볼 수 있는 계절 잘못 찾아온 꽃들도 있었다.
여긴 온실이 두 군데 있는데, 한쪽은 식충식물이나 벌레가 있는 교육용이고, 다른 한쪽은 열대식물 위주였다. 중간에 분재에나 쓸 법한 넓은 화분에 미니어처 정원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역시나 온실 안 접사는 엄청나게 흔들렸다. 커다란 망원마크로로는 무리라서 포기할까 하다가, 오기로 찍었더니 다행히 몇 장은 건져낼 수 있었다.
가을 꽃이 많이 피어 있어 화려했지만, 역시나 이제 곧 11월이다 보니 정원 구석은 어느덧 시들어가고 있었다.
원래 한택식물원을 가려고 했는데 늦잠을 자서(...) 지도상에서 가장 가깝다 싶은 정원을 찾아갔다... 그래도 사진을 한가득 찍고 돌아올 수 있어서 좋았다.
개인적으로 여기는 국립수목원보단 덜 거대하고, 한택식물원보다는 덜 아름답지만, 제법 관리되는 느낌이 강한 곳인 것 같다. 입구의 정원은 그냥 앉아만 있어도 아름답고, 입구 근처만 둘러봐도 후회하진 않을 것이다.
LumaFonto Fotografio
빛, 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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