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내 옆 나무에 내려앉은 봄

시간이 내게 봄나무를 허락했다

by 빛샘

불과 몇 주 전만 해도 추웠다. 아직 모든 것이 겨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덧 아무런 징조도 없던 것처럼 산수유들이 피어나고 있었다. 남쪽에서는 3월 중순께부터 매화축제 산수유축제 이런 것들이 열리고 있었다. 평소에 가보고 싶었지만 너무 먼 곳들이라 망설여졌었다. 올해는 꼭 그런 곳들을 가보자 했지만, 안타깝게도 다른 일들을 하느라 전혀 가볼 시간이 없었다.


일이 있어서 잠깐 강남에 갔다가, 3월 중순~4월 초순에 흔히 봉은사 사진들이 SNS에 올라오던 것이 생각났다. 마침 시간이 남아서 나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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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껏 산수유를 제대로 찍어본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마침 봉은사에는 산수유가 한창이었다.

낮게 내려온 가지부터 저 하늘 높이 뻗은 가지까지, 모두 불꽃처럼 화려하게 빛을 터트리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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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도 나무 한가득 피어 있었다. 요즘 바빠서 벚꽃 다 떨어져 갈 때나 사진을 찍으러 나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한창 피어 있는 목련을 보니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닝겐... 모델료는?



아직 나무에 꽃이 먼저 피고 초록은 잘 보이지 않을 시기지만, 햇빛을 잘 받는 곳들에는 벌써 풀들이 돋아나고 있었다.

그리고 진달래st 꽃들도 이제 한창 피어날 때가 되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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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벚꽃들이 피어 있었다.

이제 막 군항제 시즌이라 서울에는 다음 주는 돼야 보이지 않을까 했는데, 벌써 나무 한가득 피어있던 것들부터, 이제 잎이 같이 돋아나 1~2주 새에 곧 떨어질 것들도 보였다.


왠지 모르게 조바심이 났다.







내게 85mm 화각은 생소한 화각이다.

피하고 싶었던 준망원 이상 화각이기도 하고, 내가 이전에 85mm 렌즈를 가져본 것이 딱 한 번이었다. 그때는 어찌할 바를 몰라 두 번쓰고 바로 팔았는데.


평소에 35mm나 50mm 렌즈를 즐겨 쓰는 탓에, 그 거리감으로 85mm를 습관적으로 대해서 처음에는 엄청 당황했지만, 하늘을 올려다본 순간 이걸 어떻게 다뤄야 할지 조금은 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꼭 밝은 망원 렌즈를 배경을 확확 날리는데만 쓸 이유가 없다는 것을 새삼스레 다시 느끼는 시간이었다.


바쁜 와중에 시간이 난 덕분에 잠시나마 포근한 느낌을 받고 돌아갔다.



절 앞에는 부처님오신날을 대비해 공사가 한창인 것처럼 보였다. 이제 벚꽃잎이 흩날리고, 초록이 가득 차는 시간이 오겠지. 더 더워지기 전에 부지런히 찍고 즐기는 봄이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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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maFonto Fotografio

빛나는 샘, 빛샘의 정원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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