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놀랍도록 빠르게 절정으로 치달은 봄

마치 아무런 징조도 없던 것처럼

by 빛샘

이전 글에서 봉은사를 들렀었다. 태어나서 처음 봉은사를 가보고 마침 시간이 더 남았다. 해가 아직은 조금 빨리 떨어지지만, 빛이 남아있을 때 다른 곳을 가보기로 하고 서울숲으로 향했다. 다행히 봉은사와 서울숲은 서로 가까운 곳에 있어서 갔더니 해가 이미 다 져버리고 이런 상황은 없었다.


여기는 마침 최근에 프로젝트? 형식으로 찍고 싶은 사진이 있어서 후보지를 물색하기 위해 찾아보았다. 내 사진도 찍을 겸. 여기에는 내 사진들을 풀어보려 한다.







순간 여기가 진해거나, 아니면 한 4월 중순쯤 되는 줄 알았다.

아니 벌써 서울에 벚꽃이라니 어찌 알았겠냐고...


벚나무들은 마치 올해도 군항제를 못 간 나를 달래주듯 모든 벚나무들이 일제히 피어 있었다. 조금만 늦었어도 나는 벚꽃이 다 떨어지고 버찌가 맺힐 때쯤 여길 다시 찾았을 것이다.


나는 계속 고개를 들고 다니며 하늘로 가지런히 뻗은 나뭇가지를 찾아다녔다. 마침 구름이 적절히 끼어 있었고, 대체로 맑은 하늘이라 충분히 조리개를 조여 담을 수 있었다.





노란 꽃들은 마치 별자리 느낌이 났다. 초록 배경과 노을빛 배경, 아니면 플랫한 나무벽 배경으로 꽃들이 놓여 있었다. 봉은사에 비하면 노란 꽃은 적었고, 이제 이런 꽃들은 슬슬 목련과 함께 사라지겠지.




땅과 나무에서 작게 초록이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내가 너희를 그토록 오랫동안 기다렸었다.





고개를 들어 나무 위를 바라보면, 내 키보다 훨씬 더 높은 곳에서 꽃들이 별처럼 빛나고 있었다.

목련나무들은 지금이 절정이었다. 슬슬 이번 주말쯤이면 떨어지기 시작하겠지.


봉은사에 이어 올해도 목련을 봐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몇 년 전 그 목련 사진 같은 배치를 지금 찾을 수는 없었다. 그래도 나는 여전히 나무 주변을 서성이며 더 멋진 배치를 찾고, 내 사진을 더 갈고닦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후보정할 때 색수차를 보정해놨는데 브라우저로 올리고 보니 덜 빠졌다;



원래 전혀 신경쓰지 않았는데 후보정 단계에서야 구도 안에 이런 장면이 들어있던 것을 깨달았다. 2/3정도를 잘라내고도 이정도라니 역시 4200만 화소의 위엄...
우뚝


이번 주까지 서울숲은 벚꽃이 절정일 것 같다. 다음 주면 잎이 나면서 꽃잎이 슬슬 흩날리지 않을까.








갑작스레 피어난 벚꽃처럼, 요즘 내 생활도 사진도 쏜살같이 무언가가 나타나고 변화한다. 하루에도 기분이 오락가락하고 슬플 때도 있지만, 요즘 새롭게 돋아나고 있는 잎들처럼 자고 일어나면 조금은 기분이 나아져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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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maFonto Fotografio

빛나는 샘, 빛샘의 정원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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