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말을 걸어왔다

by 빛숨

요즘따라 숨이 신경 쓰였다.

숨을 들이마시는 것도, 내쉬는 것도

어딘가 낯설고 조심스러웠다.


특별히 무리한 것도 없었고,

감기 기운이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몸이 먼저 이상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처음엔 무심히 넘겼다.

'그럴 수도 있지', '피곤한가 보다'

하지만 며칠째 같은 느낌이 반복되자,

나는 가만히 멈춰보았다.


'지금, 내 몸이 나한테 말을 걸고 있는 걸까?'

그 순간 떠올랐다.

내 감정에 아무런 이름도 붙이지 못한 채

그저 '괜찮은 척'만 하고 있었던 일들.

웃고 있었지만, 마음은 웃지 못했던 날들.


어쩌면 그 모든 걸

'숨'이 먼저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숨이 불편해졌다는 건

지금의 나에게 뭔가 '편하지 않은 것'이 있다는 말이었다.

내 안 어딘가가 지금 괜찮지 않다고,

그게 나라고.


나는 가만히 앉아

조용히 숨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억지로 조절하지도 않고

길게 들이마시지도 않고

그저 있는 그대로.


숨을 따라가자

마음이 조금씩 따라왔다.


긴장으로 올라붙은 어깨,

조급했던 눈빛,

멍하니 떠 있었던 마음이

서서히 내려앉았다.


그러고 나니

이전에는 들리지 않았던 소리가 들렸다.


"괜찮지 않았던 거, 나도 알고 있었어."
"그냥 조금만, 나를 쉬게 해 줘."
"무시하지 말고, 한 번만 안아줘."


그건 누구의 말도 아니었다.

내 숨이, 내 안에서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우리는 마음을 들여다보는 방법을 몰라서

몸을 먼저 망가뜨린다.

그중 가장 먼저 반응하는 게 '숨'이다.

그 숨이 조용히 다가와

말을 걸어올 때가 있다.


지금 당신의 '숨'은

당신에게 어떤 말을 걸고 있는가.


[기록]
숨이 답답해진 날은
감정보다 먼저
몸이 나를 지키려 애쓰고 있다는 뜻이었다.
숨을 바라보는 순간,
나는 나와 다시 연결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