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레터 <너무 가벼운 아이와 너무 무거운 아이>
이 그림책은 단순한 선과 절제된 색감으로 그려졌지만그 안에 담긴 이야기는 결코 단순치 않아서 깜짝 놀라게 한 그림책 이랍니다.
“가벼운 아이는 바람에 날아가지 않도록
무거운 아이의 손을 꼭 잡고 다녔다. “
두 아이의 여정을 따라가 보니, 저는 제 안의 두 얼굴,가벼움과 무거움을 저절로 마주해 봅니다. ‘너무 가벼운 아이’는 자유로우며 어디든 흩날려 갈 것 같아요.
‘너무 무거운 아이’는 땅에 단단히 붙어 움직이기 어려울 것 같고요. 이는 성격 특성의 양극단이자,우리 안에 공존하는 서로 다른 에너지!
저는 살면서 늘 이 두 극 사이를 오가며 균형을 찾으려 애쓰는 것 같아요. 때로는 바람이 불면 바람에 닿는 대로, 물에 닿으면 물에 닿는 대로 그렇게 자유롭게 흩날리고 싶고, 때로는 현실적인 문제들로 두 발을 땅에 딛고 살아야 하니 안정적이고 싶은 마음과 책임과 역할을 다해야 하는 것들에 메여야 하고. 이 그림책은 마치 저의 양가적 마음을 대신해 표현하고 있는 듯 합니다.
그림책을 보며 저는 오랜만에 깊은 자기 이해의 시간을 가져봅니다. :)
“나는 어디에 있는 걸까?”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림책 속 두 존재는 방황을 거듭해요. 어쩌면 그것은 곧, 정체성의 혼란을 말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혼란 속에서 진정한 자기를 찾고, 스스로 선택한 길을 걸어가는 것! 그렇기에 방황은 내면의 성장 과정이 아닐까요. 시간이 흘러 가벼운 아이는 무거운 아이 덕분에 방향을 얻고, 무거운 아이는 가벼운 아이 덕분에 날아오를 힘을 갖게 되면서 두 아이는 균형을 이루게 돼요. 우리의 삶도 이와 다르지 않아서 때로는 지나친 가벼움이 나를 흩뜨리고, 때로는 지나친 무거움이 나를 짓누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양극단을 함께 품을 때, 우리는 성숙한 자아를 얻게 되는 것. 결국 이 그림책은 저에게 이렇게 말해줍니다. “가벼움도, 무거움도, 다 너의 일부야. 둘 다 있어야 네가 완전해져.”라고… 완벽하게 균형 잡힌 ‘나’는 없겠지만, 흩날리며 자유롭게 살고 싶은 나, 단단히 서서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 나,그 사이를 오가며 살아내는 제 모습.
이제 저는 제 안의 두 아이를 인정해 봅니다. 때로는 바람처럼, 때로는 땅처럼 조금 흔들리더라도 결국은 그 흔들림 속에서 길을 찾아갈 수 있으리라 믿으면서요. 짧지만 강렬한 이 그림책은 그렇게 제 안의 불균형을 다정히 끌어안아 주었답니다. 그래서 오늘은 당신께 묻고 싶습니다.
" 나를 지탱하는 무게와 나를 날게 하는 가벼움, 그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이루고 싶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