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레터 <그해 여름, 에스더 앤더슨>
찰나였지만 평생 지워지지 않는 기억이 있어요. 그것을 ‘에피소드 기억(Episodic Memory)’이라 부릅니다.특정 시공간에서 경험한 감각·감정·사람의 표정까지 함께 저장되는 이 기억은 시간이 흘러도 문득 향기나 빛깔 하나로 되살아나곤 해요. 이 책 속 꼬마가 경험한 ‘그해 여름’이 바로 그런 순간!
자전거로 달리던 초록 숲, 바닷가의 파도, 옆자리에서 들리던 숨소리.
그 장면들은 뇌의 해마(hippocampus)에 깊이 각인되어, 세월이 흘러도 ‘감각과 감정이 결합된 기억’으로 되살아납니다.
말이 심연을 건너는 순간!! 저는 누군가와 대화할 때, 단순한 말의 전달이 아니라 ‘심연을 건너’ 닿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정서적 공명(Emotional Resonance)이라고 해요. 이는 단순한 정보 교환이 아니라, 서로의 내면 리듬이 맞아 들어가며 ‘나를 이해받았다’는 안전감을 형성하는 경험이 되는 것. 이 공명이 이루어질 때, 사람은 ‘관계적 기억(Relational Memory)’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이 기억은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존재 이유(Meaning of Existence)로 확장되기도 해요. 그것은 “그 순간이 있었기에, 나는 지금도 살아간다”는 내적 확신이 생기는 것!!
왜 우리는 기억을 붙잡으려 하는가
시간이 흐르면 기억은 자연스럽게 희미해져요. 하지만어떤 기억은 애써 붙잡으려 합니다. 이는 자기연속성(Self-Continuity)을 지키기 위함인 것. 내가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를 이어주는 다리를 잃지 않기 위해, 의미 있었던 순간을 반복적으로 떠올리고 재구성(Reconstruction)하는 것. 특히 사랑, 우정, 혹은 짧지만 깊은 만남에서 비롯된 기억은 감정적 앵커(Emotional Anchor)’가 되어 불안정한 현재 속에서도 나를 지탱합니다.
그렇다면 기억이 나를 어디까지 데려가는가
‘비밀의 기억’은 내면의 자원(Inner Resource)이 될 수 있어요.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그러나 나를 뜨겁게 만들었던 순간은 삶의 위기 속에서 “나는 그런 순간을 살아본 사람”이라는 자존감을 부여하곤 합니다.
당신은 오직 나만 아는 기억이 있으신가요? 그 기억은 나를 어디까지 데려가고 있나요?” 그 답은 어쩌면, 어쩌면, 그해 여름의 빛처럼 흔들리며 여전히 우리 안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