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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밤 Mar 22. 2024

잘 사는 일이란..

< 고마워, 고마워요, 고맙습니다. >

며칠 전 편의점에서 물건을 산 뒤

양손이 가득해 난감해하는 저에게 주인아저씨께서

“제가 봉투는 못 드려도 

안 쓰는 쇼핑백에 담아드릴 수 있어요” 라며

물건을 담아 주셨지요. 


저는 “감사합니다!” 인사드린 후

5초 동안의 기분 좋은 설렘을 안고 나왔답니다. 


그렇게 다가오는 친절한 마음들 덕분에

우리가 잘 살아갈 수 있는 건 아닐까요. 


그래서 오늘 소개해 드릴 책은  


< 고마워, 고마워요, 고맙습니다. >

글 일레인 비커스 그림 서맨사 코터릴 / 책 읽는 곰


“고마웠던 일들을 모두 떠올리기는 쉽지 않아요.

그럴 때는 가까운 곳에서부터 고마운 것을 찾아봐요. "


각자의 삶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모두 다르겠지만

저에게 감사함은 ‘사람’으로 많이 다가오는 요즘입니다.


얼마 전, 춘천의 ‘썸원스페이지’라는

오롯이 머무르며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에 들렸고

사장님께서 저에게 잘 어울리는 선물이 될 것 같다며

뜻밖의 예쁜 수목원 달력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그렇게 10초의 설렘~과 함께

“고맙습니다 “ 인사를 드렸지요. 


가끔 제주 여행을 훌쩍 다녀오곤 하는데

두 계절을 통과한 뒤 재방문한 알레올레 차방 할머니의

 환한 미소와 따스한 말씀은 

아직도 마음에 울림으로 남아있지요. :) 


그곳에서 생의 레시피와 같은 말씀을 잔뜩 듣고

예상치 못한 뜨끈한 감자 옹심이 식사 대접과

직접 만드신 망고 쨈까지 선물로 받아 들고 왔던 날. 

또 10초의 설렘~ 콩닥콩닥~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지난가을 내년 봄의 만남을 기약하고 왔으니

다시 제주로 발걸음을 향해야겠다 다짐도 해봅니다. 


이처럼 인연 맺음을 통한 작고 귀한 선물은

앞으로의 날들을 부드럽게 만드는 것 같아

늘 감사한 마음이지요. 


얼마 전, 친구와의 재회에서

“넌 따뜻한 말을 잘해주는 친구였어”라는 말 한마디에

마음이 찡~! 좋은 기억으로 함께 해주어 고맙다-! 

속삭여도 보고..


강산이 한번 변하고도 더 오랜 세월이 지난 후 만났던 

지인의 선물 같은 말.

“언젠가 다시 한번 꼭 만나고 싶은 사람 중 

한 사람이었어”

또 한 번의 10초의 설렘과 코끝이 찡함을-!! 


즐거운 일이 많았던 시절을 함께 해 주었던 이들에게

그때도 지금도 여전히 고맙다 는 인사를 해봅니다. 


“그림책 레터글을 읽다 선생님에게 연락해 

만나고 싶어질 것 같아요. 좋은 글 감사해요”라는 

뜻밖의 선물 같은 메시지 알람.

심장이 멎을 것 같은 또 한 번의 10초 설렘을~

"감사합니다. "


쓰지 않는 메일함을 정리하다 철없던 시절 봉사했던

성당 장애인 주일학교 부모님이 보내주신 메일.

“늘 마음에 있는 로사 선생님.

메일을 읽고 가슴이 따스해지고 벅찬 감동을 느낍니다. 

어찌나 고맙던지요. 우리 집 아들도 같은 마음일 겁니다.” 


오래전 일이라 제가 어떤 내용의 메일을 적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십 수년만에 다시 열어본 메일함에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속삭이며 눈물을 왈칵~ 


이렇게 몇 초간의 설렘들이 쌓이고 쌓여

한 달이 되고, 일 년이 되고, 십 년이 되면 좋겠다 

소망해 봅니다. 


이처럼 인연 맺음을 통한 따스한 말 한마디와 

뜻밖의 선물은 늘 고맙고 귀한 마음으로 다가옵니다.

아마도 상대의 본심에 가 닿는 것들이라 그렇겠지요. 


“ 모든 것이 다 고마워요.

사랑과 꿈이, 밤과 아침이,

어김없이 뜨고 지는 해와 달이,

내가 소원을 비는 별과 촛불들이.” 

“ 심장이 뛰는 것도 고마워요.

콩닥콩닥-

콩닥콩닥- ”


‘감사함’의 반대말은 ‘당연함’이라고 하지요.

그렇기에 당연함이 아닌

순간순간 감사함으로 사는 사람에게는

‘삶의 의지’가 느껴져 유난히 반짝거립니다.


오늘은 제 일상의 감사함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물만 간신히 주고 있던 화분에 새로 돋는 싹,

신간 그림책 추천을 해 주시는 선생님들의 톡,

외출 후 집에 돌아와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마시는 

에스프레소 한잔,

해야 할 일을 마무리 한 뒤 마시는 시원한 맥주,

선물 받은 아로마 향을 뿌린 뒤 느껴지는 상쾌함,

무아지경의 세계로 이끌어 주는 유화 그리기 등등.. 


“ 나는 살며시 속삭여 보아요.

잘 자, 세상아.

정말 고마워. ”


매일이 행복하고 감사한 순간들로만 채워질 순 없겠지만

우리 곁에 있는 행복은 우리가 찾아주길 기다리며 

늘 함께 합니다. 

그러니 우리 옆에 있는 고맙고 감사한 일들,

그로 인한 멋진 순간들을 놓치지 않고 살아야겠지요. 


잘 사는 일이란..

마음이 머물고 싶어 하는 것에 대해 

순간의 시간을 온전히 할애하는 것. 


그러니 뜻밖의 귀한 인연과 뜻밖의 귀한 선물과 

뜻밖의 멋진 시간 속에서

그 모든 것을 ‘잘 보내는 것’이 삶이라고 한다면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한

인연도, 선물도, 시간들도 잘 대접하여 

보내고 싶습니다. 


그래서 날마다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들을 

놓치지 않도록,

그것들을 그저 스쳐 지나치지 않기 위해

멈추어 서서 느끼고,

멈추어 서서 기록하여,

고맙고 감사하고 기쁜 멋진 날들을 만들어야겠다 

다짐해 봅니다. 


그래서 오늘은 당신께 묻습니다. 



“ 당신은 오늘

누구에게 혹은 어떤 일에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건네고 싶은가요?”    


https://www.booksmida.com/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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