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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과 진실 사이

그림책 레터 <거짓말>

by 여울빛

시 다니카와 슌타로 ,

그림 나카야마 신이치 / 나무말미


"말하는 것은 거짓말이지만

거짓말하는 마음은 진짜인 거야

거짓말밖에 할 수 없는 진짜라는 게 있어"


살다 보면 진실을 말할 수 없는 순간들이

누구에게나 오는 것 같아요.

거짓말을 한다 해도 마음이 편해지는 건 아니지만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드는 그 순간.


그렇게 말하는 것은 거짓말이지만

거짓말하는 마음은 진짜인 것.

"거짓말을 해도 거짓말을 들켜도

나는 사과하지 않을 거야

사과로 끝날 거짓말은 하지 않을 거야

아무도 모르더라도 나는 알고 있으니까

나는 거짓말과 함께 살아가겠지"


그 거짓말이 마음을 보호해 주기 위한 방패처럼

불가피할 때도 있지만

정치인들처럼 사리사욕을 위한

이기적인 거짓말도 너무 많아요.


하얀 선의의 거짓말이든,

새빨간 거짓말이든,

도덕적 판단은 나의 몫이 되고

순간의 거짓말은 나의 선택과 책임이 따릅니다.



"거짓말과 참말, 좋은 것과 나쁜 것,

아름다운 것과 추한 것,

어느 한쪽으로 딱 정할 수 없는 것에,

살아가는 것의 참모습이 있습니다."

- 작가의 말


거짓과 진실의 경계 아슬아슬한 그 어디쯤.


삶이란 딱 떨어지는 수학 문제의 답안지가 아닌

뜯겨 나간 문제집의 답지와 같아서

어느 한쪽으로만 정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게 삶 이랍니다.


그래서 좋은 것과 나쁜 것,

아름다움과 추함이 공존하듯

진실과 거짓도 늘 공존하는 것 같아요.

무엇이 거짓이며 무엇이 진실인지는

아무도 모른 채...


그러니 완벽한 진실보다는

맥락과 의도를 잘 파악하여

서로를 이해하려 노력해야겠습니다.


그 과정에서 오해와 거짓은 사라지고

이해와 진실만이 살아남기를...


그것이 힘들다면 모호함의 경계 속에서

성장하고 배우며

불완전성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며 살아야겠어요.


내일은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있는 날이에요.

거짓과 진실 사이에서 저울은 늘 흔들리는 법이지만

모든 국민 앞에서 헌법재판소는

정의를 말할 것이라 믿어봅니다.


그리하여 영원할 것만 같았던

두려움과 무서운 이야기 속,

거짓은 사라지고 이해와 진실만이 살아남아

새로운 이야기를 잘 써내려 갈

대한민국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



" ‘이야기가 가장 무서워질 때는 언제인가?’

소리가 슬픈 얼굴로 입술을 깨물었다.

‘이야기가 끝나지 않을 때’


그런데 채운은 지금

무서운 이야기 속에 갇혀 있는 모양이라고,

거기서 잘 빠져나오도록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소리는 곧 채운과 만날 예정이었고,

그건 하나의 비밀이

다른 비밀을 돕는다는 뜻이었다."

- 김애란 << 이 중 하나는 거짓말 >>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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