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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말이자 용기 내는 말

그림책 레터 <우리는 안녕>

by 여울빛

"안녕?

안녕은 마음으로 주고 마음으로 받는 말이야.

그래서 마르지 않아."


"안녕은 등 뒤에서 안아주는 말이야.

안녕은 어제를 묻고 오늘 환해지는 일이지."

"그리고 그리고 또 그리는 것을

그리움이라고 하는 거야. "

"안녕,

다시 안녕이라는 말은

서로를 놓아주는 일이야. "


저는 평소에 '안녕'이라는 말을 참 좋아해요 :)

'안녕'이라는 말은 편안하고 편안한 상태.


오늘은 그림책에서 말하는

그리움 끝에서 건네는 '안녕~'이라는 말에 대해

먼저 써내려 가봅니다.


그리움이란 참 조용한 감정인 것 같아요.

아무 소리 없이 가만가만 마음속에 스며들다가

어느 순간, 문득!

눈가를 적시고 가슴을 저릿하게 만드는 것.


누군가를 떠올리면 마음 한쪽이 따스해지다가

금세 허전해지는 것.

그게 바로 그리움인 것 같아요.


함께했던 순간들이 자꾸 되감기고,

미처 하지 못했던 말들이 자꾸 맴돌며

그때 조금 더 천천히 걸을걸,

그때 조금 더 맛있게 먹을걸,

이런 생각들이 그리움이지 않을까 싶어요.


마음을 누르고 감정을 눌러 담아

조심조심 꺼내는 작별의 손짓.


“안녕—” 그 한마디를 꺼내기까지

수없이 머뭇거리고, 수없이 눈물 삼키는 시간.

그리움의 끝에서 ‘안녕’을 꺼내어 이제는 서로를 놓아줍니다.


다시 붙잡지 않기 위해,

기억 속에서 더 오래오래 살아남기 위해,

지나간 모든 ‘안녕’의 것들에 작별의 안녕을 건넵니다.

그리움이 닿는 곳마다 숨결이 고요히 머무르기를,

따뜻한 ‘안녕’ 이 피어나기를..


그리고 다시 "안녕!"

그 말엔 반가움이, 보고 싶었단 마음이,

그동안 잘 지냈냐는 안부가 고요히 배어 있는 인사.

눈을 마주치고 작은 숨을 고른 뒤 다시 시작하는 인사.

"안녕! "


그 짧은 말 하나로 놓쳤던 시간들이 다시 이어지고,

얼어붙었던 마음이 조금씩 녹아내리는 인사말.


"안녕"이라는 말엔 그동안의 그리움이 숨어 있고,

보고 싶었단 말이 들어있고,

아무 일 없었던 듯 다시 시작하자는 용기가 담겨 있는 인사말.


그래서 우리는 모두

‘안녕과 안녕’ 사이의 날들 속에 살아가는 게 아닐까요 :)


무수히 많은 안녕과 안녕 사이의 날들 속,

여러분의 오늘은 더욱 안녕한 날 되시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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