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망 있지만 아직 모자란 친구의 처절한 질투
오, 모바일에서 브런치 작성하는 거 웹 버전이랑 크게 다를 바가 없네요. 구분선도 넣을 수 있어! 브런치 짱이야!
요즘엔 굳이 포장하거나 부정하지도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있다. 질투나면 질투난다고 이야기하고, 부러우면 부럽다고 말하는 내가 오히려 자랑스럽다. 그래서 오늘의 글 제목이 저렇다.
대단한 사람이고 싶다. 그게 뭐냐고 묻는다면, 높은 인지도와 영향력을 가지고 자기 분야에서 인정 받는 실력있는 사람 + 발전을 게을리하지 않는 사람...정도로 정의할 수 있을까? 어쨌든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이고 싶다.
교환학생 파견 면접을 볼 때 면접관은 내게 행복이 뭐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을 했다. 도대체 외국 나가서 공부하겠다는 애한테 행복의 정의를 묻는 건 뭘까 싶었는데 요즘에 다른 방향에서 그 질문이 자꾸 떠오른다. 당시 나는 각자가 정한 목표를 충실히 달성하는 게 개인의 행복이라고 대답했고, '나'의 행복을 묻는 후속 질문엔 직업적 성공이라고 얼버무리면서 대답을 마쳤다.
나는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권력욕 재물욕 명예욕 어느 하나 빠짐 없이 기어코 다 손에 쥐고 싶다. 나는 그럴 능력이 있을 거라고 근거없이 믿고 있다. 지금은 미약하나 중년이 넘어가면 뭐라도 되어 있겠지-하면서. 일년 전쯤 학교에서 했었던 직업흥미도검사에서도 예술/권력 파트가 가장 높게 나왔다. 기껏 만 킬로미터 날아와 교환학생 생활을 하면서도 무료했던 이유는 이 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이 한국에서보다 적었기 때문이다. 여유로운 삶을 사는 소중한 기회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이 시간에 한국에서 학교 다니면 두어 개 정도 활동 더 하면서 성과를 내지 않았을까 하며 내심 아쉬워하기도 했다.
그제서야 내가 성과지향형 인물임을 인정하기로 했다. 나의 성공을 위해 이것도 저것도 포기하고 달려나갈 정도로 뚝심있고 올곧지는 않으나 적어도 평범한 소시민으로 안주하는 인생을 선택하기엔 미련이 많다.
지금의 나는 나이만 먹었지 객관적 경력만 나열하면 무스펙 그 자체라서 한없이 미약한 존재다. 그런 입장에서 다른 사람들을 보면 어쩜 그렇게 다들 대단한지 모르겠다. (특히 브런치 글을 읽고 있으면 더 그렇다.) 나와 비슷한 시간만큼 살아왔으면서 더 풍부한 경험을 한 A씨가 부럽고, 자신의 전문분야에 대해 넓은 식견을 가지고 있는 B씨가 부럽다. 나는 상상할 수 없을 스케줄로 하루를 알차게 굴리는 C양이 부럽다. 인턴 척척 붙는 사람들이 요즘엔 제일 부럽고.
부러움이고 질투다. 동시에 그렇게 되지 못한 나를 향한 안타까움 살짝 섞인 화살도 있다. 하지만 내 스스로에게 화살을 겨눈다고 해서 좌절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내가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은 기분이다. 덕분에 요즘 하루하루 자극 제대로 받으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오히려 인턴 채용 탈락이 결과적으로 나에게 새로운 기회를 준 것처럼 느껴진다. 나를 좀 더 제대로 바라보게 해주었고, 그 이해를 따라 새로운 도전을 하게 만들어 줬으니까. 이걸 기회로 활용하지 못하고 그냥 흔한 실패담 중 하나로 남기고 싶진 않다.
대단한 사람이고 싶다. 그러니 움직여야 한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걸 다시 되새긴다. 그리고 나도 나름 조금씩 성장하고 있음을 잊지 않기로 한다. 하다 보면 언젠가 대단한 사람이 되어 있을거란 허무맹랑한 선언이 아니다. 조금씩 커가고 있으니, 대단한 사람이 되지 못할 이유는 없을 거란 배짱 있는 믿음이다.
저의 배짱 있는 믿음에 공헌해주신 분들은 역시 글 읽어주는 분들이겠죠. 일면식도 없을 제 글을 읽고 좋아해주시고 구독 버튼까지 눌러주시는 분들을 알림으로 만날 때, 그래도 제 글이 아예 쓸모없지는 않았나보다 싶어 자신감을 얻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