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ía 18 El arte de mar azul

타바르카섬 스노클링 투어 비추천

by 여행하는 루나씨



2025년 7월 19일 토요일





알리칸테에서 타바르카 섬에 가는 길. 많은 여행자들이 행복한 표정으로 사진을 찍고 있는데 나는 그저 휴대폰을 들고 듀오링고 스페인어 미션을 깨고 있다. 왜?


뭐든지 늦게 배울수록 좋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큰 차도 큰 집도 편안한 가전도 럭셔리한 맛집도 한 번 경험하고 나면 과거로 돌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행과 바다는 굶주리고 목마른 사람처럼 죽어라 경험하고 있어서 가끔 심드렁해지는 마음이 아쉬울 때도 있다. 매일 보는 알리칸테의 바다와는 조금 다르게, 섬을 향해 가는 길 위에서 바라보는 깊은 바다가 진한 코발트블루색이다.


바다의 아름다움은 바래지 않지만 사람의 마음이 바래기도 하는 거지.


타바르카섬은 귀엽다. 구석구석에 수영을 할 수 있는 해변이 숨겨져 있다. 알리칸테보다 조금 비싸기는 하겠지만 적절한 레스토랑과 카페테리아, 쇼핑할 수 있는 가게들도 몇 개 있는 편이다. “여기는 관광지예요!” 라고 최고의 데시벨로 와글와글 소리치는 알리칸테에서 여기 관광지 맞기는 한데 놀든지 말든지 느긋한 바이브를 풍기는 타바르카섬이 좀 더 맘에 든다. 숙박할 수 있는 방갈로(?) 같은 건물도 있긴 한데 오래 머물면서 할 수 있는 게 있을지는 의문이다. 크게 맛있지는 않지만 적당한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고 또는 간단한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도 있고 매일 수영을 하면서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섬이 너무 작아서 나라면 굳이.



투어 시작 전에 잠시 해변에 앉았다. 주말이고 알리칸테에서 쉽게 갈 수 있는 섬이라서 그런지 사람이 엄청 많았다. 스페인 해변 토플리스, 정말 적응하기 어려운데 괜찮은 척 호기심 어린 시선을 보내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남들이 어떻게 하고 살든 전혀 신경 안 쓰는 오픈마인드라고 자부하고 살았는데 직접 경험한 토플리스 문화는,,, 쉽지 않아.


스노클링 투어에 다녀왔다. 12시 15분부터 1시 35분까지 1시간 20분동안 진행되는 투어이며 실제 스노클링 시간은 50분 정도인 것 같았다. 섬까지 페리는 왕복 23유로, 스노클링 투어는 20유로다. 스노클링 장비만 대여하는 건 9유로에 가능하다. 그렇다면 과연 11유로는 어디에다 무엇을 위해 내는 것인가, 조금 아깝기도 했지만 낯선 장소에 가면서 좋은 스노클링 장소를 알려 주는 값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혼자 스노클링을 가면 낯선 바다에서 다소 무서울 수 있는데, 라이프가드를 고용했다고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가격이었다.


다만 타바르카섬 스노클링 투어는 절대 추천하고 싶지 않다. 왜냐하면 물고기가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었고 특별히 시야가 좋은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태국과 필리핀에서 다이빙과 스노클링을 해본 경험이 많은 나 같은 사람에게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스노클링 포인트였다. 이렇게 애매한 곳에서 스노클링 투어를 진행하다니! 스페인에는 예쁜 물고기가 없나 봐… 제주 바다도 색깔이 화려한 물고기는 많지 않아서 가끔 지루해질 때가 있는데 여기에 비하면 제주도가 필리핀이다. 추천하지 않습니다. 그냥 수영하러 다녀오시길 바랍니다.


돌아가는 페리 시간이 좀 애매하다. 섬을 한 바퀴 둘러보기 위해서 9시 45분 페리를 타고 10시 45분에 섬에 도착했다. 투어는 12시 15분, 작은 섬에서 1시간 30분 정도 특별히 할 일이 없었다. 섬 전체의 반 정도를 잠시 돌아보고 음료수를 한 잔 마시고 물에 잠깐 발을 담근 후 투어에 참여했다. 투어가 끝난 건 1시 30분, 돌아가는 페리는 오후 4시에 있다. 1시간 정도는 해변에 누워 있다가 잠깐 수영을 하기도 했는데, 한쪽 해변은 파도가 너무 강한 곳이었고 한쪽 해변은 물이 좀 더러운 곳이었다. 그래서 아쉽게도 물놀이하는 재미가 조금 부족했다. 점심을 먹을까 했더니 모든 레스토랑에 사람이 그득그득 넘치고 특별히 맛있는 것도 없는 것 같아서 식사는 집에 돌아가서 하기로 했다.


다만 이래저래 애매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후 2시 30분에 바라본 파도치는 해변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매 분 매 초 모든 것이 즐겁거나 신나는 건 아니지만 어느 주말 오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파랑의 바다를 만나기 위해 자꾸 여행하고 자꾸 움직이고 자꾸 찾아가는 것. 오랜만에 보는 찬란한 블루의 예술이었다.



물놀이를 하러 다녀오는 길은 언제나 너무 피곤하다. 페리에서 고개를 꺾어가며 미친 듯이 잠을 잤다. 자고 일어나니 목과 어깨가 너무 뻐근했다. 내일은 일요일이라서 밖에 나가지 않을 예정이기 때문에 장을 보러 가야 했다. 늘 가던 대형 메르카도나에 가야 하는데 버스 정류장을 지나쳤네. 대충 작은 슈퍼마켓에서 햄과 치즈와 전자렌지용 밥과 과일과 채소, 요거트 등을 사서 힘겹게 집으로 돌아왔다. 밥을 챙겨 먹고 긴 샤워를 하고 소금물에 젖은 빨래를 돌리고 물놀이는 하루를 꼬박 투자해야 하고 마무리에도 에너지가 정말 많이 소모된다. 매우 사랑하는 일이지만 매번 귀찮은 게 진심.


그래서 좋아한다는 건, 사랑한다는 건, 귀찮은데도 불구하고 애써 하게 되는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되는 밤이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