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서점에 다녀오다
(19일차는 하루 종일 드라마 정주행하면서 순삭..ㅎ)
2025년 7월 21일 월요일, 알리칸테 20일차
1. 원하는 게 너무 많아서 문제
오늘 월요일이니까 출근해야죠, 하며 일어났다(!) 여행을 하며 좋아하는 공부를 하고 있는데도 월요일이 오는 것은 피곤하구나. 사람 사는 거 진짜 다 똑같네. 결국 짧은 시간 내에 많은 걸 얻어내고 싶은 욕심 때문이다. 한 달 만에 스페인어 유창해지고 싶어요! 여유 있게 하루하루를 즐기는 마음으로 살기 위해 여행을 시작했는데 가끔 무언가에 쫓기는 듯한 기분이 든다.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지만 내가 직접 만들어 낸 부담감.
퇴사여행의 가장 좋은 점은 나를 들여다볼 시간이 무한하다는 것이다. 아주 짧은 정착의 시간 동안에도 뭔가를 성취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이 바로 나. 어쩌면 그래서 한없이 여행을 하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아무것도 성취하지 않아도 충분하다고 느껴지니까.
주말 동안 뒹굴거리느라 너무 행복했고, 이제 공부 그만두고 다시 휴양의 시간으로 돌아가야 하는 시기인 것 같다. 알리칸테 한달살이 20일차, 한달살이는 3분의 2 정도가 지나갔고 생각해 보면 열흘 밖에 시간이 남지 않았다. 열흘동안 스페인어 실력이 많이 늘었으면 좋겠고 바차타도 아주 잘 추게 되면 좋겠고 필라테스를 통해 코어도 좀 더 잡히면 좋겠다. 원하는 건 많지만 실천하기는 어려운 게 모두의 일상이겠지. 깨달음이 많은 날이구나.
요즘 듀오링고에 꽂혀 있다. 점프 기능을 통해 다음 레벨로 넘어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른 아침이라 뇌가 아직 안 일어나서 실수가 많았다! 그렇다면 오후에 재도전할게요, 후훗.
2. 알리칸테에서 가장 큰 서점
서점에 다녀왔다. 오, 새로운 동네에 가 보겠군, 하며 설렜는데 지난주 금요일에 와인 마신 골목을 지나 지지난 주 주말에 스타벅스에 갔던 백화점이 있는 동네였다. 역시 알리칸테 작긴 작다. 매우 더운 날씨지만 13분 정도를 걸었다. 서점은 아주 시원하게 에어컨이 틀어져 있었다. 첫인상만 봐도 꽤 그럴듯한 서점이었다. 다양한 책들이 카테고리별로 나누어져 있었다. 영유아 책과 청소년 책 코너가 꽤 큰 것이 눈에 띈다. 서점의 문을 열자마자 오랜만에 맡는 책 냄새가 참 좋았다.
다만 스페인 책의 특징일까 모든 책들이 너무 두껍다. 리스닝과 스피킹에 집중하느라 지나친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서 간단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을 구입해 공부를 하려는 계획이었는데 모든 책이 너무 너무 너무 두꺼웠다. Bolsillo라는 코너의 책이 그나마 적당해 보여서 무슨 뜻인지 검색해 봤는데 포켓 사이즈라는 뜻이었다. 우리나라 보통 소설책보다 두꺼운 것 같았는데. 문법책과 읽기책, 이렇게 두 권의 책을 사서 사부작사부작 들고 다닐 계획이었는데 포켓 사이즈가 이 정도라면 스페인에서 책을 구매하는 건 불가능한 것 같았다. 결국 아무것도 사지 않고 서점 구경만 잘하고 왔네. 시원하고 예쁜 곳이었다.
바로 길 건너에 사장님이 매우 친절하시고 영어도 잘하시며 맛있는 샌드위치들을 잔뜩 진열해 놓은 카페가 있어서 간단한 점심을 사 먹었다.
오늘은 너무 피곤해서 진짜 집에 있고 싶었는데 너무 더워서 도서관으로 피신해야 했다. 유투브를 보고 한국에 있는 친구와 이런저런 연락을 하고 브런치 글을 편집하고 드디어 작가 신청을 했다. 잘 됐으면 좋겠다. (잘 돼서 발행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