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ía 22 ¿Has dormido bien?

갑자기 우울할 땐 잘 잤는지 생각해 보자

by 여행하는 루나씨



2025년 7월 23일 수요일



1. 가끔 안 더운 날도 있어야 나도 살지


이른 아침, 왠지 모르게 싸늘한 공기에 이불 한쪽을 당기며 잠을 깼다. 햇살이 강하지 않은 오전, 오늘은 왠지 덥지 않은 날이 될 것 같아서 마음이 가벼운 아침이었다. 정해진 스케줄이 너무 많아서 여름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은 꼭 바다에 가야지! 오후 6시 30 분에 있는 필라테스 수업을 7시 30분으로 옮긴 후 수영복을 입고 하루를 시작했다. 기온은 약간 내려간 것 같고 습도는 조금 높아진 날, A선생님은 오늘 같은 날의 더위가 가장 참기 어렵다고 했다. 여름 습도 평균 80-90%의 제주에서 살던 루나씨에게는 전혀 문제없는 날씨랍니다.



2. 스페인어 문법은 자연스럽게 알게 되겠죠?


A선생님은 굉장히 열심히 하는 유형의 사람이다. 역시나 독일 사람의 느낌이 난다고 생각했다. 아버지는 이탈리아 출신, 어머니는 페루 출신이며 선생님은 독일에서 자랐다. 그래서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영어, 독일어까지 4개 국어를 구사하는 전형적인 유럽 사람이다. (부러워!)


A선생님에게서 독일 사람의 느낌이 난다고 생각한 이유는 문법을 굉장히 세세하게 설명하려고 노력해 주었기 때문이다. 다만 나는 문법에 전혀 관심이 없고 그저 말을 하다 보면 알게 된다고 믿는 타입의 학생이라서, 어쩔 수 없이 길고 긴 설명을 끊으며 “나중에 차차 알게 될 거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마.” 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1:1 수업의 가장 큰 장점은 내 기준에 맞추어서 수업 진도나 방식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자신에게 딱 맞는 공부 방법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역시 그룹 수업보다 개인 수업이 정답이다. 진도는 빠르게, 간단하게 할 수 있는 퀴즈는 숙제로. 시간이 정해진 원어민 선생님과의 수업 안에서 말 그대로 제대로 뽕을 뽑고 있다. 자기 자신을 잘 알고 적절한 선택을 한 나 녀석, 아주 칭찬해><



3. 오늘도 낮술입니다


갑자기 해산물이 먹고 싶어서 (물론 어제부터 먹고 싶었다) 다시 한번 메르카도 센트럴에 방문했다. 구글 검색에서 높은 평점을 자랑하는 곳이어서 선택했는데 이 날 취해서 바 이름도 적어놓지 않았네ㅎ 런치를 검색해도 나오고 해산물을 검색해도 나오고 평점도 무려 4.8 점인 곳이었다. 다시 가면 찾을 수 있습니다만><



혼자 가서 조금 적적하기는 했지만 나쁘지 않은 점심식사였다. 이 타파스바가 유명한 이유는 아마도 쇼케이스에 진열되어 있는 신선한 해산물 때문일 것이다. 굴과 가리비, 그리고 커다란 새우 두 마리를 주문했다. 까바 한 잔과 함께, 전부 최고의 신선도를 자랑하는 맛이었다. 다만 식사비가 24.9유로 나왔습니다. 하 하 하.




4. 여전히 새로운 알리칸테의 풍경


알딸딸한 기분에 취한 채 어쩐지 설레는 대낮에 늘 가던 길이 아닌 골목을 걸으며 도서관으로 향했다. 이렇게 더운 여름에는 도서관에서 뒹굴거리는 게 최고다. 가는 길에 옷가게나 소품 가게들이 있어서 들리기도 했다. 3주 넘게 알리칸테에 머무르고 있는데도 안 가본 곳이 많고 늘 가던 곳만 가게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거라고 생각하면서 스페인어 공부와 운동에 집중하고 오랜만에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는 재미에 빠져 있었다. 그런데 떠날 시간이 점점 다가오니 왠지 모르게 알리칸테를 더 샅샅이 살펴보고 느껴보고 경험해봐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이 생기고 있다.


나만의 리듬, 나만의 멜로디를 찾는 데는 일정 기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한 달은 너무 짧은 시간이다. 이제야 좀 적응해서 진짜 알리칸테 사람처럼 살 수 있을 것 같은 데 벌써 다음 주면 떠나야 하는 날이 다가온다. 물론 시원한 체코로 가는 날을 손꼽아서 기다리고 있습니다만ㅋ




5. 갑자기 우울할 때는 잘 잤는지 생각해 보면 돼


알고 보니 나 되게 피곤한 거였다. 생각해 보니 어젯밤에 바차타 클래스 끝나고 새벽 두 시에 잤는데 오늘 아침에는 왜 그렇게 일찍 일어났지? 굉장히 상쾌한 기분이었는데 말이죠. 그런데 확실히 잠이 부족했는지 도서관에 가자마자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Oh, madre mia. 반대편에 앉아 있는 다른 이용객이 보기에 다소 창피한 모습이었다. 유투브 쇼츠를 봐도 자꾸만 감기는 눈을 어쩌죠. 이건 진짜 레알 피곤한 거다. 결국 도서관 테이블에 엎드려서 잠깐 잤다.


오늘의 메인 이벤트 오후 4시쯤 서늘해질 때 물놀이 가기! 그런데 너무 졸렸다. 계속 졸렸다. 게다가 점심을 아주 조금 먹었더니 너무 배가 고팠다. 너무 피곤하다. 평일에는 바다 못 가는 운명인가 봐ㅠ 빠르게 몸 상태를 인정하고 집에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너무 배고파서 중간에 슈퍼마켓에 들려 과자 한 봉지를 한꺼번에 먹어 치웠다. 물론 파스타나 샌드위치를 먹는 방법도 있었겠지만 기운이 없어서 꼭 밥을 먹고 싶었기 때문에 위를 적당히 비워 둘 필요가 있었다. 까르푸 자체 브랜드 같았던 치즈와 베이컨이 들어있는 꼬깔콘 닮은 과자가 맛있었다. 부랴부랴 돌아온 내 방에는 소지품들이 날아갈 정도로 시원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이래서 여차저차 에어컨 쓴다는 얘기를 못 하고 또는 안 하고 한 달이 지나가고 있다.


좀비처럼 흐느적거리다가 필라테스 다녀오니까 갑자기 쌩쌩해졌다. 역시 낮술은 문제, 운동이 정답.


아무리 생각해 봐도 너무 더운 게 문제인 것 같다! 내 마음은 문제없어! 시원한 도시 가면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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