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2의 명상록] 공주와 왕자들에게

30대의 내가 10대의 나에게.

by 이루나


<명상록> 2002.08.27

그리스 신화에는 '나르시스'가 나오는데, 나르시스의 잘못으로 아프로디테가 저주를 하여, 나르시스를 자신을 사랑하게 해 나르시스는 연못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다 뛰어들어 죽게 된다.
공주와 왕자는 현대판 '나르시스'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사람을 보고 주위사람들은 짜증, 싫증을 낸다. 자신을 제외하고는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이 병은 가급적 빨리 고쳐야 한다. 치료방법은 나보다 남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서로가 관심을 가지고 다가간다면 이런 병은 없어질 거라 생각한다.


Dear Luna,


나는 솔직히 우리가 흔히 말하던 '공주병, 왕자병 환자'라고 칭하던 사람들이 예전에는 자의식 과잉에 꼴불견이라고 생각했었어. 그리고 서로 관심을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했지.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고 조금씩 어른이 되면서 다르게 생각하게 되었어. 요즘 세상은 남에게 너무 많은 관심이 있는 것 같아.


A는 학교 어딜 입학했다더라.

B는 어느 대기업에 취직했다더라.

C는 누구랑 헤어졌다더라.

D는 알고 보니 어느 동네엔 산다더라.

E는 돈을 얼마나 번다더라.

반면에 F는 아직도 모은 돈이 별로 없다더라.


등등 오고 가는 대화 속에 '너'와 '내'가 아닌 제삼자가 이야기에 등장하는 경우들이야. 안타깝게도 많은 경우 존중하는 마음이 느껴지지 않을 때가 많구.

그리고 대화하는 대상인 '나'를 주인공으로 만들어 무례한 질문을 할 때도 있어. 그로 인해 쌓이는 피로감이 정말 크더라고.


오히려 나는 이제 사람들이 조금씩 '공주병, 왕자병'을 가지면 좋을 것 같아(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너무 극단적이지 않는 선에서 말이야). 본인에게 관심을 돌리고, 자신의 인생을 더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나 또한 그러려고 노력 중이구.


루나도 '공주병, 왕자병'을 나쁘게 보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반대로 나는 네가 자신을 스스로 '공주'로 여기길 바라. 뭐 어때:)




카라바조의 나르키소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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