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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벨라 Aug 30. 2020

나의 시, 나의 사랑, 나의 결별

2014.4.16.

치렁치렁했던 감정의 파고를 견뎌내고
기억은 우리를 잠재워
결이 고운 모래로 시간을 빚는다

쓸려져내려간 모든 것들은
되돌아와 내게 묻지 않는다

먼 달이 이끄는대로
깊은 그 어떤 곳으로
살뜰했던 그 모든 심정들과
뜨거웠던 눈물과
촘촘한 생활의 진부함을
물어봐주지 않았다

돌아오는 길은 늘
빈손이었다

빈 마음의 노를 저어
망각의 검은 바다에서
차운 바람에 실려

열여섯, 열일곱
소리내어 읽어 내려갈수 없이
깊게 내려앉은 밤에는
슬픔이 길게 누워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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