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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Chive Sep 09. 2018

공무원 시험, 필기편 11. 명절을 보내는 지혜

     민족의 대명절 추석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평소 같으면 정말 반가운 소식이겠지만, 공무원 시험, 아니 다른 모든 시험을 준비하는 이들에게는 그리 달갑지 않은 소식입니다. 하늘을 볼 겨를도 없이 하루하루를 살다가, 괜스레 가슴에 뭔지 모를 먹먹함이 여러분을 짓누를 겁니다. 저같이 아예 집에서 독학하는 사람들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친척들을 봐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겠죠. 그때마다 만나는 친척들 앞에서 벌거숭이가 된 듯한 부끄러운 느낌은 저만 느끼지 않았을 듯합니다.


     오늘은 그런 여러분들과 같은 경험을 한 사람들이 여러 가지 모양으로 노력을 해서 나온 '명절을 잘 지내는 방법'을 한번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1. 사실 가장 좋은 것은..... '보통날이네요, 오늘도'

     제가 고등학교 1학년이었나 2학년 때, god의 '보통날'이라는 노래가 나왔었습니다. 이별의 아픈 시간을 지나 이제는 어느 정도 그 기억을 '담담하게' 받아들인 남자에 대한 노래죠. 명절을 지낼 때는 약간 이런 담담함이 필요합니다. 마음속에 저 달력 위의 빨간 숫자는 모두 검은색이다 생각을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일요일이라면 평소처럼 쉬시고요. 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보통날'이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요. 이번 주제를 놓고 늘 하던 10명과의 인터뷰를 하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답변 중에 하나는 "명절 연휴 어떻게 보냈냐고? 뭐 별거 안 했어, 그냥 평소처럼 할 거 하고, 자고, 또 일어나서 공부하고...."라고 대답하던 어떤 누나의 대답이었습니다. 말은 저렇게 덤덤하게 하지만, 그게 얼마나 어려운지는 아마 이미 체감하신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주변에 가게도 닫고, 남들은 다 고향 간다고 하고, tv를 틀면 명절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데 '평소처럼'하는 것이 쉽지는 않죠. 저 역시도 그렇게 보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을 꼽으라고 한다면 여러분의 '평소', '보통날'처럼 하루하루를 보내시라는 말씀으로 드리고 싶습니다. 


2.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 공부라는 큰 틀을 벗어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위에 나오는 방법이 가장 좋은 방법이기는 하지만, 노량진에 혼자 외따로 방을 얻어서 살고 있는 사람이 아닌 이상, 혹은 어지간히 심지가 굳센 분들이 아니고서야, 실제로 저렇게 명절을 지내는 것은 사실상 힘듭니다. 저 역시도 집에서 혼자 공부하는 사람 입장이었기에, 거기다 할아버지/할머니가 저희 집에 사셨기에, 명절을 저렇게 보내지는 못했습니다. 빨간날이라 도서관으로 피신하는 것도 불가능하고, 시골인지라 근처에 카페가 있어도 다 문을 닫기 때문입니다. 그냥 강제적으로 친척들도 봐야 했고, 뻔한 레퍼토리를 들어야 했습니다. "올해는 어떻게 될 것 같니?"부터 시작해서 여러 걱정과 이제 나이 30인데 다른 길을 찾아야 하지 않냐는 회의적인 말들까지 온전히 들어야 했죠. 아마 저 같은 분들이 실제로 많으시리라 생각을 합니다. 스트레스도 많이 받으실 거고요. 그리고 한편으로는 같은 항렬의 친척이 오면 반갑고, 오랜만에 보는 조카들이 귀엽고 하시면 정말 공부에 집중을 하시는 것이 정말 힘드실 겁니다. 집도 북적북적하니 생활 소음도 평소의 배가 됩니다. 모든 것을 요약하면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없는 환경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집니다. 

     이럴 때 보통 저처럼 독학하시는 분들은 크게 2가지 해결책을 많이 쓰십니다. 첫 번째는 단기간으로 추석/설 특강을 여는 인강 선생님들을 찾아 오히려 역귀향을 하여, 노량진으로 피신을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숙소나 여타 등등 비용을 우려하시는 분들이 있으신데, 그래도 노량진 근처에 아직 싼 숙소들이 남아있어 생각보다는 싼 가격에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접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숙소비가 부담돼서 찜질방에서 잤다는 눈물겨운 이야기도 있었는데, 체력에 자신 없는 분들에게는 권하지 않습니다. 

     두 번째는 제가 쓰던 방법이고 가장 현실적으로 독학하시는 분들이 많이 쓰시는 해결책인데, 친척들과 시간을 보내되, 자투리 시간을 최대한 활용을 하는 겁니다. 너무 뻔한 답변이지만, 저는 어찌 됐든 저희 아버지가 가장 큰아버지인 이상, 위의 상황을 피할 수가 없었습니다. 다른 합격자들도 친척집에 가야만 하는 상황이 나오기도 하는 등 어쩔 수가 없이 시골로 가야 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집공러(집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은 특히나 더 그렇죠. 이럴 때는 어쩔 수 없습니다. 최대한 있는 시간을 짜내는 수밖에.... 마치 마른오징어도 짜면 물이 나오더라는 어떤 사채업자의 말처럼 시간을 그렇게 악착같이 쥐어 짜냈습니다. 이때의 팁은, 일단 그 상황 자체가 피곤할 확률이 높으니 최대한 두꺼운 기본서는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들고 가면, 꼭 누군가가 "공부 못하는 애들이 꼭 남들 쉴 때 공부하더라?"라고 하실 겁니다. 그럼 괜히 기분만 상하고 공부가 안 되실 겁니다. 얇은 책이나 본인이 정리해 놓은 노트 정도만 가져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제가 예전에 '공무원 시험 생활편 7. 어플편'에서 말씀드렸던 어플들, 이때 적극적으로 사용하시면 효과가 쏠쏠할 겁니다. 고향 가는 차 안에서나, 혹은 친척끼리 뭘 하다가 시간이 애매하게 빌 때, 남들 눈치 안 보고, 공부하는 티 안 내고 공부할 수 있거든요. 그리고 정신적으로는 뭘 더 공부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했던 것들을 탄탄하게 다진다는 마음으로 명절을 임하시면 좋겠습니다. 


3. 이미 마음속으로 이번 명절을 쉬기로 한 당신, 쉬기로 했으면 후회 없이 쉬어야 한다.

        아마도 추석 즈음에 슬럼프가 같이 겹치실 분들, 많으실 겁니다. 어찌 됐든 환절기라서, 혹은 명절 스트레스 때문에 등등 여러 가지 이유로 감기부터 시작하여 몸이 많이 상하실 수 있는 시기이죠. 이럴 때는 쿨하게 쉬셔야 합니다. 다만, 늘 얘기드리지만 그게 3일을 지나서는 곤란합니다. 이번 추석을 예로 들자면, 최대 23~25일까지는 쉬시더라도, 26일에는 공부할 수 있는 마음과 몸을 만들어서 복귀하셔야 합니다. 그러려면 다른 것은 몰라도 평소 본인 생활패턴, 즉 식사시간과 수면시간 같은 중요한 시간대는 꼭 신경 써서 맞춰 주셔야 합니다. 한마디로 충전을 하시려면 제대로 충전을 하셔야 한다는 말입니다. 

       괜히 '아, 공부해야 하는데....'로 시작하는 무거운 부담감과 죄책감은 이럴 때는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조급한 마음은 이해가 되지만, 여러분의 몸이 아파서, 혹은 슬럼프라서 낭비할 시간이 연휴보다 길다면, 그게 더 손해입니다. 시골 가서 맑은 공기도 마시고, 생각을 정리하는 것도 1년 공시라는 마라톤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가 이렇게 이야기를 해도 불안하고 뭔가 공부를 안 한 것에 대한 죄책감이 느껴지시는 분들에게 솔루션아닌 솔루션을 드리자면, 이번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나온 '조삼모사 솔루션'(제가 그냥 지었습니다.)이라고 한 가지가 있긴 합니다. 저는 100% 납득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합격한 사람의 말이니 한번 간단하게 소개를 해 드리고자 합니다. 이 친구는 좀 일단 체력이 되는 친구입니다. 본인이 쉬기로 한 날이 매주 토요일이었는데, 그것을 연휴 3일을 생각하여, 3주 동안 쉬지 않고 공부를 열심히 휘몰아친 것이죠. 그러니까 이번 추석을 예로 들면 9/1,9/8,9/15를 안 쉬고 22일 저녁에 버스를 타고 집으로 쿨하게 내려가서 기왕 쉴 거 화끈하게 쉬고 왔다고 합니다. 나름 창의적이라면 창의적인 방법이기는 한 것 같습니다. 



      수많은 공시생들이 연휴가 되면 집도 못 내려가고 아마 노량진에서, 혹은 각자의 자리에서 외로이 스탠드를 켜고 밤을 지키시리라고 생각합니다. 그 빛이 그때는 칠흑 같은 어둠 속 연약한 빛 하나일지라도, 나중에 그런 빛들이 모이고 모여 여러분의 앞길을 밝혀줄 큰 빛이 될 것이라 생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필기편 보는 방법 공지*

필기편은 3가지 파트로 나눠서 쓸 예정입니다.

1. 필기편, 페이스 메이킹 - 2달씩 끊어서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2. 필기편, 공부 방법 - 공부법 전반에 대해서 이제껏 받은 Q&A를 다룹니다. 
(준비운동 2. Q&A에서 다룬 이야기들도 여기서 좀 더 자세히 하나씩 다룹니다.)
3. 필기편, 과목별 공부 - 한 과목씩 자세하게 다룹니다. 가장 많이 보시는 국-영-史-행학-행법-사회를 다루고, 여력이 된다면 다른 과목들도 다루려고 합니다.


쓰는 저도 정신이 없는데, 보시는 분들은 더 불편하실까 하여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다가, 배경화면으로 구분하는 방법을 쓰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이미 보셨겠지만,

왼쪽부터 1번 주제,2번 주제,3번 주제로 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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