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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음 Dec 05. 2021

길고양이 밥을 주며 깨달은 것

길고양이를 살피다 보니 유튜브에서 고양이 관련 영상을 자주 본다.

운동하는데 따라온 치타와 도촬 중인 내 그림자



고부해(고양이를 부탁해)를 보았는데, 길고양이를 1년 동안 입양해서 키웠는데, 화장실 사용을 안 하고 외출을 자주 해서 상담 신청을 하게 된 집사의 사연을 보았다.


수의사의 말을 들어보니 입양된 상황이라고 할 수 없고, 주인공 고양이는 집사의 집을 고양이 쉼터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집사의 황당해하는 표정과 실망감에 나도 아하!! 하고 충격이 컸다. 그토록 시간과 정성을 들여 나를 따르고 좋아해 주는 줄 알았는데, 집이 아닌 쉼터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니.... 심지어 길고양이 친구들에게 알리며 ‘여기 가면 따뜻하고 밥도 공짜야’라며 홍보를 하고 다녔던 것이다. 그래서 길고양이 친구들까지 데리고 집사의 집에 들락거렸다. 푸하하하! 그야말로 동상이몽이다.

사실 요즘 치타도 나를 대하는 게 대면 대면해서 좀 찔렸다.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하시고 그 뜻을 따르지 않아 에덴동산에서 쫓겨나고 이후에도 구약의 긴 세월 동안 인간이 하나님을 믿지만 그 말씀을 지키고 따르는 것에 겨우 쫓아가는 삶이었다.

이런 삶은 아마도 길고양이의  삶의 모습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겨우겨 사람들의 눈치를 봐가며 먹이를 얻어먹고 근근이 살아가는 정도다. 그러다 추위를 만나기도 하고 사고를 당하기도 한다.



길고양이 '쉼터의 단계'는 신약의 역사 정도가 아닐까 생각되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요구하고 애원할 때는 하나님 앞에 가고 나머지는 내 마음대로 살아가는 삶이다.

쉼터로 이용하지만 사실은 내 삶의 터전은 길바닥이 아닌지 생각해 본다. 예수님이 그렇게 가르치신 건 당연히 아니다. 그냥 우리의(나의) 모습을 자성해보고자 쓴 글이다.


완전히 입양되어 주인만 바라보며 소통하는 삶이 과연 고양이 다운 삶일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그러다 어느 유튜브 채널을 보았다.

입양된 길고양이 한 마리를 키우는 집사이며 구독 이벤트를 통해 길고양이 사료를 후원하는 집사였는데, 유독 다른 채널보다 고양이와 소통하려고 노력하는 게 눈이 띄는 채널이었다. 예를 들면 고양이를 씻기려고 자기도 얼굴에 샤워기 물을 뿌리고 거의 젖은 상태로 고양이를 설득했다. 괜찮다고... .... '하하하!' 이렇게까지 해서 씻겨야 되는지 의문이었지만 노력이 가상했다.


고양이도 주인을 잘 따랐다. 주인의 사랑을 듬뿍 받고 그 사랑의 대상이 되어 살고 있었다.


사람도 하나님과 소통하며 하나님만 바라보고 사랑하고 사는 삶이 가능하겠구나 깨달아졌다. 물론 정신적인 사랑이다. 그 말씀을 듣고 하나님적인 차원으로 성장해서 대화가 통하는 삶 말이다.


하나님 앞에 나는 어떤 신앙을 하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되었다.


내가 원할 때 '이거 해주세요, 저거 해주세요,' 하는 어린아이 같은 신앙에서 이제 독립해야겠다.


어른으로 완전히 성장한 자가 되어서 하나님의 사랑의 대상이 되는 삶을 살아야겠다.


고양이는 인간의 다스림을 받으라고 창조되었지만, 인간은 하나님을 사랑하라고 창조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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