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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May 26. 2016

'했다'가 아닌 '하고나서'

신입과 팀장의 차이

적어도 회사면, 조직이면 계획한 것을 해야 합니다. 이것은 기본입니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계획만하고 하다가 말아서 결과물도 나오지 않거나 했다고는 이야기 하는데 알고보니 중간 과정을 했다는 수준으로 그친다면 이것은 기본도 넘지 못한 것입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이런 일이 경험적으로 전체의 70%는 되는 거 같습니다. 계획만 많고 몇 년째 하는 서비스는 제자리걸음인 회사들이 이런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습니다. 이런 실행 안하는 회사는 널리고 널렸고 이걸 다루는 이야기는 다른 아티클에서 이미 많이 했으니 오늘은 이것은 빼겠습니다. 기본은 넘은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했다'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죠.



'했다'는 것은 분명히 기본은 한 사람입니다. 적어도 처음에 목표하고 합의한 서비스, 상품을 출시했거나 시스템을 만들어서 측정할 수준의 효과를 만들었을테니까요. 격려해 줄만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방금 안 하고 있는 게 경험적으로 70%라고 했는데, 단순히 '하기만 한' 것은 전체의 25%쯤 되는 거 같습니다. 그냥 '했다'는 거죠.



신입사원이나 입사한 지 얼마 안된 친구들을 만나면 뭔가 '했다'는데서 의기양양함을 찾습니다. 물론 팀에서 합의한 일을 했으니 얼마나 기특한 친구입니까. 하지만 그것을 응용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또 누군가의 지시를 기다리거나 아예 생각하지 않는 경우들이 있죠. 거기서 멈춥니다. 디테일은 실무자만이 알기에 디테일이 나아지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칭찬 받는 내용도 시간의 변화에 따라 최종목표에 이르지 못하면 단순히 '한 것' 만으로는 우수한 평가가 퇴색됩니다. 나중에는 최종적인 목표를 달성했는지만 평가받기 때문이죠. 그러기에 한 번 한 일에 대해 냉정하게 복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종적으로 내기로 한 가치대비 현재 어디까지 왔는가. 다다르지 못했다면 어떤 부분을 건드려줘야 하는가. 건드릴 것은 결국 프로세스로 올 수 밖에 없습니다. 누가 고객인지, 어떠한 형태의 결과물로 고객에게 언제 제공될 것인지, 이것이 낳는 효과는 실적으로 어떻게 연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차이를 프로세스의 변형, 혹은 새롭게 바꾸는 것으로 능가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처음으로 한 번 한 사람이 이제 한 번 한 사람과 차이를 내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가 본 게 있기 때문에 그 이상도 먼저 대처할 수 있는 것이죠. 산업 내 경쟁사가 오지 못하게 어디서 사다리를 걷어찰 것인지 먼저 알고 행동할 수도 있습니다.



비단 신입과 일 잘하는 팀장의 차이만은 아닙니다. 스타트업 대표들을 종종 만나면 이런 차이는 더욱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이 서비스를 했다', '최초로 뭔가를 했다', '이걸 이렇게 바꾸어 보았다'고 말하는 훌륭한 서비스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여기서 그치면 거기서 멈추는 것입니다. 특히 아무런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걸 한 게 아무 의미가 없을 수 있습니다. 시작을 수익을 내면서 할 수 있는 게 수익을 낼 때 까지 기다리는 것보다 훨씬 많기 때문이죠. 규모의 경제로 이익 구조를 만드는 산업은 매우 한정적입니다. 외연을 확장시켜서 경쟁자를 물리치고 파이를 사실상 독점할 수 있다고 믿지만 실은 그 파이가 아닌 다른 파이를 들고 나타나는 일이 훨씬 많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뭔가 하는 것에서 만족하는 것이 아닌 하고 난 이후의 경험을 서로 나누는 활동이 중요합니다. 그 어떤 경험도 나누고 서로 공감하기까지는 일기장에 쓰는 것 이상의 의미가 없고, 한 두명이 경험한 것으로 조직을 이끌기에는 현대 조직에서 집단지성을 비싼 인건비를 주고 쓰는 것대비 효율이 너무 낮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에 만난 대학생은 스펙을 쌓는 데 '뭔가를 했다'는 데서 시대의 안도감을 갖고 있었습니다. 물론 시대가 낳은 비극입니다. 하지만 한걸음 더 들어가보면 단순히 한 것에 안도하는 것 이상의 개인적 자산은 하고보니 무엇을 느꼈고 한 일이 어떻게 바뀌는 제안 수준의 내용이 나와야 가져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턴이나 알바, 집안 일, 친구끼리 하는 일 등 어떤 것도 이런 경험의 축적이 가능합니다. 단순히 '한 것'에 뿌듯함을 느끼지 않는다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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