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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Oct 18. 2017

결과물을 먼저 정의한다

일을 시작할 때 기본

기획자가 아니더라도 회사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두괄식으로 말하기'입니다. 바쁜 조직 생활 속에서 결과를 먼저 말하고 과정의 설명하는 것은 거듭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물론 말하는 것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대부분의 것이 그렇죠.



보고서는 '보고서'라는 물리적인 의미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사무직에게는 생산직이 공장에서 만드는 제품과 같은 것입니다. 그러기에 사무직의 보고서에는 일의 추진여부만큼 많은 노력이 들어가 있습니다. 혹자는 보고서는 보고서일 뿐 실무가 중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이는 이원론적인 생각에 불과합니다. 보고서를 과도하게 정성을 들여 만드는 것은 대기업병의 증상이지만, 보고서를 통해 원활하게 조직 내에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은 조직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조직은 몸 속의 장기와 같아서 한 조직에서 다른 조직으로 원활하게 정보가 전달되지 못하면 정보를 받는 조직에서 오해하거나 회사 전체적으로 일을 추진하는데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정치적인 목적이 아니라면 보고서는 이런 원활한 전달 수단에 중심에 서게 됩니다. 물론 꼭 보고'서'일 필요는 없지만요.



이런 보고 - 일을 처음부터 시작해서 일정 단계에 이르러 공유하는 역할 - 를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결과물을 먼저 정의'하는 사고입니다. 결과물을 먼저 정의한다는 것은 비단 보고서 페이지 구성을 미리 하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실무적인 부분이죠. 결과물의 형태와 정확한 배경, 조직 내 의도를 간파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아주 기초적인 스킬로 보일지 몰라도 아마 조직 내부에 몸 담고 있는 한 어떤 일이든 시작할 때 만드시 담아야 할 프레임입니다.




결과물의 고객을 정의한다



보통 고객을 정의하는 일이 일의 첫 머리에 있는 핵심이라고 합니다. 결과물을 받을 사람을 미리 아는 것은 전체적인 기획을 들었다놓는 가장 우선하는 가치입니다. 하지만 조직 내에서 쉽게 물어볼 수 없는 분위기나 상사의 알듯말듯한 무책임함으로 실무자에게 이것이 어떻게 쓰일 지 알려주지 않고 일을 시작하는 회사가 적지 않습니다. 실무자는 한참 고민한 후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누가 이것을 이용하는가' 말이죠. 최종적인 제품과 서비스만이 아닌 조직 내부에 이해 당사자, 당장 이것을 중간 보고 받을 사람이 누구인지 미리 아는 게 일을 접근하는 방식을 바로 보게 만들어 줍니다.




결과물의 형태를 정의한다



고객을 정의하는 것만큼이나 사전에 생각해야 할 것은 결과물의 형태를 정의하는 것입니다. 이는 매우 중요합니다. 회사 내 많은 병폐와 재무적으로 보이지 않는 비용이 여기서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결과물을 레포트로 보고 싶은 것인지 샘플과 같은 실물 타입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실제 어느 정도 구현된 형태로 할 것인지에 대해 형태를 구체적으로 정의할수록 일에 드는 비용은 단축됩니다. 심지어 보고서도 엑셀로 할 지, 어떤 레이아웃이 좋을 지 처음에 미리 맞추는 게 보편적으로는 더 낫습니다. 의도를 던져도 결과물의 형태가 명확하면 의도는 실제 비지니스 적용에 가까워집니다. 일이 지지부진해지는 대부분의 이유는 결과물의 형태에 대해 숙고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바라는 바를 알지 못하고 일을 던지는 관리자나 다시 되묻지 않고 시간을 흘려보내는 실무자 모두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결과물의 배경을 정의한다



일의 추진 배경을 살피는 것도 결과를 머리에 넣는 것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가설을 미리 정하는 것이죠. 실무에 무딘 기획자나 분석가 등은 가설 하나 잡기가 어렵습니다. 상당한 시간을 여기에 할애하지만 딱히 생산성 없는 가설을 몇 개 쥐고 마칠 때가 많습니다. 일의 배경을 면밀히 파악함으로써 가설을 수립하기 매우 용이해집니다. 많이 활용하는 방법이 인터뷰입니다. 관련된 일의 실무자 맨 밑단과 일의 결정권자를 모두 빠른 시간에 만나 서로의 눈높이를 맞추는 일부터 하는 게 중요합니다. 시간은 흐르고 이 단계가 느슨해지면 각각의 요구사항이 달라지고 일은 표류하고 맙니다. 추진 배경을 빠른 시간에 획득하고 그것을 관련 당사자에게 모두 공유함으로써 일단락을 짓고 출발하는 게 일 처리를 빨리 하는 방법입니다.




결과물의 고객, 형태, 배경을 미리 알고 시작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이 탐색적으로 시작하는 것보다 거추장스럽고 초반에 시간이 더 걸리는 것 같은 오해를 줍니다. 하지만 일을 진행해 나갈수록 연역적인 접근과 귀납적인 방법을 함께 쓰는 이 방법이 작업의 중후반 속도를 높이고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게 만들어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물론 일을 시작하기 전에 시작을 위한 보고서도 많이 만듭니다. 일을 추진하기 위한 일정표부터 여러 형식을 취한 서류들이 넘쳐납니다. 하지만 이런 서류에 모두 정의할 수 없는 결과물의 고객, 형태, 배경을 자세히 아는 것이 실제 일정표 작성보다 일의 마감과 질을 담보하는 데 실제적인 도움이 됩니다. 물론 알면서도 못하는 직장 문화라면 다시 근본적인 내용으로 돌아가야겠죠. 이런 분은 제 책을 읽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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