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처음 기획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eter Jul 06. 2018

전략 기획자의 책 ④

책 '회사언어 번역기'에 쓰인 서평들


이번 아티클로써 '회사언어 번역기'를 쓰면서 참고한 경영/전략 서적에 대한 서평 시리즈가 마무리됩니다. 이미 많이 읽힌 책도 포함되어 있어서 아시는 책도 많겠지만 좋은 책은 계속 읽을수록 다른 맛이 나듯 그동안 쌓인 경험이 또 어떤 메세지를 줄지 기대하며 다시 읽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오늘도 책 부록에 실었던 서평 내용 중에서 5권에 대한 서평으로 드립니다. 지루했던 서평 시리즈를 읽어 주셔서 감사하고, 관련 아티클 링크는 하단에 붙였습니다. 아무쪼록 기획 일을 하시는 분이나 경영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제가 아는 선에서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Is Job Analysis Dead, Misunderstood or Both? New Forms of Work Analysis 

and Design」, J.I. Sanchez and E.L. Levine, Evolving Practices in Human 

Resource Management, 1999



직무분석이 새로운 경영 환경 변화에 맞게 기준이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한 아티클이다. 노사 간의 책임이 불분명한 점이 많아지고 직무가 고정적이지 않고 역동적인 작업 할당을 받기 시작했으며 동료끼리 상호 작용이 과거보다 빈번해진 것이 변화의 내용이다. 또 상사뿐만 아니라 외부 고객 및 내부 고객과 이행해야 할 약속이 많아졌고 작업 할당에 있어서 쌍방으로 합의된 작업을 하게 되었으며 과거처럼 장기 고용이 아닌 단기간 고용으로 변화된 점도 한몫 한다. 문화적 다양성이 기업 내부에서 증가하고 비용이 긴축됨으로써 분석 방법이 한정된 자원 하에서 효율적으로 되어야 하는 경영 상태 변화도 원인이 된다. 



이런 변화로 말미암아 과거와 같은 방식의 정적인 직무분석은 현재의 기업에는 통하지 않는다는 게 요지다. 나아가 변화하는 직무에 맞게 실제 함께 일하고 결과물을 받는 고객을 토대로 직무가 다시 정의되는 게 맞는다고 주장한다. 이는 과거 설문지 조사법 등의 방법으로 직무를 하고 있는 사람에게 표준적인 일을 하고 있는지 물어보던 방식과는 다른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전략의 적은 전략이다 Good Strategy Bad Strategy』, 리처드 루멜트 Richard P. Rumelt, 생각연구소, 2011



대중화된 단어 ‘전략’에 대해 정의하고 바른 전략의 요건은 무엇인지 정리한 책이다. 좋은 전략과 나쁜 전략의 차이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역량을 통한 좋은 전략을 만드는 방법을 IT기업인 엔비디아NVIDIA를 통해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전략적으로 생각하는 방법론을 다루고 있다. 저자인 리처드 루멜트는 UCLA 교수로 나사NASA의 시스템 엔지니어라는 독특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주로 경쟁 우위와 역량을 중심으로 기업 고유의 전략을 컨설팅했다. 전략이 목표 혹은 미사여구와 혼동해서 오용되는 것을 지적하고 전략은 역량을 토대로 미래를 설계하는 일관된 추진 방침이라고 설명한다. 



기업의 전략이 일관된 방향성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은 눈 앞의 외형 성장에만 매달려 역량을 파악하고 있지 않거나 설계하지 않고 현재 현상을 선택 하는 것이 전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 책에서는 빈칸을 채우기 위한 듯한 전략도 비판한다. 기업에서는 ‘비전’이나 ‘미션’이나 ‘전략’같은 단어가 많이 사용되지만 정확한 뜻과 차이를 알고 쓰는 일이 드물다. 기업에서 맹목적으로 긍정적인 메시지로 이런 것을 열거하게 만든 ‘신사고 운동’을 비판한다. 피터 셍게Peter Senge의 『제5경영The Fifth Discipline』을 언급하며 공동의 선의에 대한 맹목적인 추구가 현실적인 분석을 막는 원인임을 비판한다. 많은 경영의 우수 사례들이 앞서 한 일을 따라가기에 바쁜 기업에게 정말 추구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지적한다. 많은 기업의 전략 혹은 기획 부서의 기능이 이런 데 있지 않고 경영자의 비서 역할이나 실무자들을 감독하는 기능에 그친다면 기업에서 진정한 전략이라 말할 거리가 부족한 것은 자명한 일이라는 것을 책은 보여준다.







『경쟁 전략 Competitive Strategy』, 마이클 포터 Michael E. Porter, 21세기북스, 

2008 (원서 초판 1980)



경영이 무엇이고 조직과 경영자 등이 경영학의 주요 주제가 되었던 때에 ‘경쟁’을 주제로 산업 분석을 통해 오늘의 전략 프레임의 기초를 세운 마이클 포터의 대표작이다. 산업 분석론과 경쟁자 분석, 본원적 전략, 가치사슬 등 많은 전략의 컨셉이 마이클 포터를 통해 정립되었다. 나만 잘해서 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이 아니며 경쟁자와 산업을 분석해서 우위를 찾아 전략으로 연결해야 함을 강조한다. 



산업 분석은 5가지 힘의 모델을 정의하면서 공급자와 구매자, 대체재와 잠재적 시장 진입자, 산업 내 경쟁 기업을 파악하여 각각의 공급자와 구매자의 교섭력, 대체재의 위협, 새로운 시장 진입자의 위협, 산업 내 경쟁 강도를 분석하는 것이 출발점이라고 설명한다. 경쟁자는 현행 전략과 강점과 약점, 미래 목표, 제반 가정의 분석틀을 통해 분석할 것을 제시한다. 경쟁 기업의 강점과 약점은 단순히 각 기능의 퍼포먼스 수준이 아닌 시너지를 내는 가치사슬의 차원에서 분석한다. 



이런 분석들을 토대로 장기적으로 높은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본원적 전략을 마련하게 되는데 경쟁 우위와 경쟁 영역에 따라 네 가지로 구분된다. 차별화 전략, 원가우위 전략, 차별화 집중 전략, 원가 집중화 전략이다. 간단하게 원가냐 차별화냐를 두고 산업 전체인지 세분화된 시장인지에 따라 써야 하는 전략이 다르다는 것이다. 본원적 전략의 성공은 일관성 있는 경영에서 나오고 이런 관점을 바탕으로 1990년대 이후 조직 문화와 역량을 주제로 한 경영 이론이 활발히 논의되게 만들었다. 하지만 산업 현장에서는 일관성 있게 본원적 전략이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기업 집단을 거느리거나 영위하는 사업이 많은 기업일수록 내부 경쟁이나 서로가 서로의 발목을 잡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한때는 컨트롤타워를 세워 중앙집권 식으로 밀어 붙이지만 기업의 규모가 너무 커지면 유연성을 기반으로 한 자율 경영에 맡긴다. 기업은 같은 이름으로 다양한 곳에서 일관되지 않은 사업을 추진한다. 유연하게 할 것과 본원적 전략의 방법으로 일관되게 중앙에서 추진해야 할지 제대로 아는 게 중요하다. 






『프로페셔널의 조건 The essential Drucker』, 피터 드러커 Peter F. Drucker, 청림출판, 2001 (원서 초판 2000)



피터 드러커의 방대한 저술 중 핵심을 요약한 책이다. 지식 사회로의 패러다임 전환 속에서 개인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은 학습될 수 있으며 공헌에 집중하고 강점에 맞는 일을 하고 우선순위를 두고 가장 중요한 과업에 최우선으로 연속적인 시간을 쓰는 등 『성과를 향한 도전The Effective Executive』에서 다룬 내용이 초반에 나온다. 책의 중반에는 조직 내 개인이 성과를 내기 위해 필요한 습관을 다룬다. 효과적인 의사결정 방법, 리더십의 실제, 경영 혁신 등의 내용이 그것이다. 



철저히 개인의 계발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만 기본적으로 경영자, 기업인이라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경영서에 가깝다. 특히 현대 경영에서 처음으로 목표관리MBO, management by objectives와 피드백의 개념을 주장한 것 처럼 대부분의 내용이 목표를 정의하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방안에 집중되어 있다. 또한 컴퓨터 시스템보다 그것을 다루는 경영자의 생각이 더 중요하며 혁신의 주기와 지식의 활용 등 오늘날까지도 기업에서 반복되고 있는 경영의 주요 질문들을 던지고 답하고 있다. 마치 새로운 기술이 생기면 경영 성과는 비약적으로 좋아질 것 같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고 드러커는 상당 분량을 할애해서 말하고 있다. 정보의 불편에 대해 다룬 본서의 해당 꼭지도 여기서 영감을 받았다.



이 책 외에 경영 자체에 대해 고찰했던 대표적인 저서로는 등 『경영의 실제The Practice of Management』가 있다. ‘우리의 사업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통해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조직이라기보다는 기업 외부에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본질적인 목적임을 설명한다. 경영자의 역할은 목표를 정하고 목표에 맞는 과업을 정의하고 인적자원을 설계하는 일련의 목표 달성을 위한 공헌에 집중해서 설명하고 있다. 근로자에 대해서도 지식 사회라는 관점에서 기존의 통제 방식이 아닌 각자의 생산성을 극대화시키는 리더십으로의 변화를 주문하고 있다. 이런 드러커의 근원적인 질문들은 이후 톰 피터스와 마이클 포터의 ‘경쟁 전략’의 시대, 1990년대 이후 게리 해멀 등이 주장한 ‘핵심 역량’의 시대에도 통하는 불변의 ‘WHY’가 되었다. 드러커의 핵심 이론 위에 각 시대의 전략 각론과 주요 사례들을 하나씩 접목하면 효율적일 것이라 생각한다.






『위대한 승리 Winning』 잭 웰치 Jack Welch, 청림출판, 2005



GE의 잭 웰치는 제조업 경영의 상징이었다. 1980년대와 90년대 미국 기업의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이었다. 그가 만든 GE의 경영 방식과 철학은 세계적으로 많은 기업들에 영향을 끼쳤고 우리나라 역시 GE를 모방하고자 했다. 잭 웰치는 강력한 성과 평가와 인재 중심 정책으로 유명했고 정체된 사업을 과감하게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갈아치우는 과단성을 보여주었다. 『위대한 승리』는 잭 웰치가 은퇴 후에 자신의 경영철학을 정리한 책 중 하나다. 경영의 기본원칙에 해당하는 정직함이나 사명과 가치부터 기업에서 우수한 인재를 채용하고 평가하고 해고하는 데까지 이르는 인사 원칙을 다루고 있다. 기업의 경쟁력에 해당하는 전략, 전략을 뒷받침하는 예산 정책, 인수 합병할 때의 주의점, 그를 상징하는 경영 기법인 식스시그마six sigma(최고의 품질 수준을 달성하도록 고객에 초점을 맞추고 데이터에 기반을 둔 경영혁신 방법론)도 소개되어 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개인의 삶과 진로에 대한 충고가 나와 있다. 마치 그가 가장 존경하는 경영학자라고 말한 피터 드러커의 책 구성과 유사하다. 



본서에서 이 책에 주목한 부분은 전략은 단순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베스트 프랙티스Best Practice’는 성공 사례를 모방하여 기업에 이식함으로써 빠른 시간에 성공의 원리를 습득할 수 있는 방법으로 소개되고 있다. 제록스 Xerox에서 유래한 벤치마킹을 GE의 경영혁신 프로그램인 ‘Work-out’에 이식하여 지속적인 경쟁 우위의 커다란 깨달음What을 어떻게 실행할 것인지에 대한 방법How을 찾고자 했다. GE의 캐피탈, 항공, 의료 산업 진출은 이런 커다란 깨달음에 시작되어 인재 배치, 베스트 프랙티스로 이어지는 전략을 통해 이룰 수 있었다. 성공한 전략은 자주 바꿀 필요가 없으며 역동적이지만 단순해야 한다는 관점도 제시한다. 물론 이런 방법이 지금까지도 통하느냐는 의문이 있다. 이미 GE 내부에서도 사업과 조직을 바라보는 관점이 변하고 있고 효율보다는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이 더 숭배받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성공한 이론에 대해 기본적으로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는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정반합을 이루면서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이 등장했고 이제 다른 것으로 대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의 다른 콘텐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