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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Mar 29. 2016

관리직들의 카르텔

정말 현장 중심으로 조직이 운영되는 것일까

미국의 글로벌 B2C 기업에는 입지전적인 임원에 대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기업 운송 트럭 기사 출신의 CEO, 매장 점원 출신의 글로벌 패스트푸드 CEO 등 누가봐도 기업의 바닥(?)에서 올라온 경영진에 대한 이야기가 적지 않습니다. 현장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실무를 알기에 프로세스에 대해 잘 아는 경영진으로 성장해 온 리더들. 그런데 우리 나라로 오면 이런 미담(?)을 찾기는 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자기가 창업한 회사나 급성장한 회사에선 이런 사례가 있으나 특히 대기업에서는요.


우리는 대졸 관리직으로 일반 기업 사무직이 시작되는 일이 많고, 이는 생산직이나 물류, 매장 판매직 등의 조직과 CDP가 분리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영'이 분명 최근 몇 세기 내에서 가장 근사한 발명 중 하나일지 모르나 이것이 현장과 어느정도 분리되어 있는 게 이런 인적 구조 안에서 문제를 만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일을 두 번 하는 경우죠. 대졸 관리직은 현장의 문제와 고객의 니즈를 알기 위해 역으로 현장을 나갑니다. 그런데 잘 모르다보니 현장에서 일하는 생산, 물류, 판매직군의 일을 극대화하기보다는 이들을 '관리'하는 일이 생깁니다. 과다한 보고, 현장에서 일하는 시간을 줄여버리는 각종 행사 등 관리직의 습성을 버리지 못한 채로 현장에 나오면 오히려 실무가 돌아가는 데 큰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장을 직접 아는 게 아니라 간접적으로 알려고 합니다. 어차피 다들 관리직이니 누가 그런 방식으로 해서 현장을 알았다고 하고 또 그것을 기반으로 어떤 의사결정을 내렸다고 해도 끝까지 몰아부치지 못합니다. 그들도 어차피 잘 모르는 건 한 가지니까요.


은근한 선민의식도 갖고 있습니다. 같은 피고용인이면서 관리직은 현장직에게 요구하고 억압하고 점검합니다. 다 나쁘다는 게 아닙니다. 물론 기업의 전략 실행이 되는지 확인하고 피드백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무시하는 것, 그들의 이야기를 자신의 이야기로 판단해버리는 것. 10년차 현장직과 2년차 관리직 중 누가 더 고객의 니즈와 프로세스의 병목을 잘 알겠습니까? 같거나 현장직이 더 나을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현장의 목소리, 고객의 니즈에 대한 현장직의 소리를 잃지 않기 위해서는 그들의 어떤 말이든 들어주고 유통되며 저장하여 의사결정에 활용할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대부분 인사이트 있는 현상들은 현장 친화적인 관리직이 관성대로 일하지 않는 현장직의 이야기를 경청할 때 정리되는 일이 많습니다. 하대하고 무시한다면 이런 기업은 내부 문화뿐 아니라 사업의 기회마저 잃게 될 확률이 큽니다.


유리 장벽을 없애야 합니다. 아예 무쇠로 만들어진 장벽이라면 이어지게라도 만들어야 합니다. 아주 현장에서 아주 최고 경영진까지 연결될 수 있어야 합니다. 길은 열어두어야 합니다. 기술과 마케팅의 포인트는 이렇게 전사적 역량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장직, 전문직으로 구분하면서 몇 푼 안되는 급여와 현실성 없는 CDP와 추가 보상제도는 현장의 기회를 날리고 현장직을 단순한 부품으로 여기는 기업의 반증입니다. 경영진은 계속 바뀌고 바뀌는 경영진은 현장의 경험과 기술, 노하우를 강조하지만 현장직에 대한 처우와 경력의 연속성을 정작 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자신들의 급여와 복리후생은 점점 늘어나는데 말이죠.


관리직은 두려워 합니다. 현장직이 자신의 자리까지 올 수 있다면 현장직에 비해 실력이 부족할 직군이 보이고 자신들이 그 자리에 오기까지 쏟아부은 교육비 등 각종 비용이 쓸모 없는 것이 되는 것으로 판명나는 것이 싫기 때문입니다. 지금 관리직이 하는 업무 중에 상당 부분은 현장직 출신들이 할 수 있는 것인데 말이죠. 그들은 은근한 카르텔을 만듭니다. 학벌을 정하고 경력의 등급을 매기는 것으로 장벽을 만듭니다. 라이센스가 없다 뿐이지 라이센스보다 더 큰 장벽이죠.


경영진의 과단성 있는 결단과 인사파트의 인사이트와 실행력 없이는 어려운 문제입니다. 이것의 필요성은 현장과 멀어지고 관리직과 현장직의 역할 침해의 부작용들이 여기저기 터지면서 알게 될 것입니다. '현장 중심', '고객 중심'의 구호는 반드시 이에 걸맞는 의사결정을 통한 실제적인 인재상 재정의와 처우까지 실행될 때 진실되게 진행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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